기자의시선 | Posted by 시사프라임 시사프라임 2017.04.02 00:22

[정창곤의 窓 4] 한반도 사드 배치와 동북아의 경고

[정창곤의 窓 4] 한반도 사드 배치와 동북아의 경고

그렇잖아도 무더운 여름, 아시아 대륙에서는 아예 용암이 격동하고 있다. 중국의 첨예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 당국이 '사드(초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국 내 배치를 강행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안보정세를 급속도로 긴장시킨 것이다.


한미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한국 땅에 탐측범위가 중국과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이르는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중국과 러시아 등은 전략적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특히 동북아 지역은 물론 동남아까지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시아 문제 연구에 오래 파고들어온 국제 전략전문가들은 다년간의 역사적 침전을 거쳐 현동북아에 힘의 균형이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번에 이와 같은 균형이 파괴되면 동북아의 안보전망은 아주 어두워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과거에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구실로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해 유럽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배치한 바 있는데, 지금 또다시 과거의 방법을 되풀이한다는 것. 즉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고 미국의 세계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보강함으로써 미국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사드의 한국 내 배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들 전략전문가들의 전망은 우리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자아낸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사드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은 필히 보복을 취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군비경쟁이 유발될 것이라는 것.

한미 당국이 사드의 배치를 강행하면 동북아 지역에 냉전의 유령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중러북한' 대 '미일남한'의 새로운 냉전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왕의(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을 향하여 "우리는 사드체계의 한국배치 배후의 진정한 의도를 물을 이유와 권리를 가진다"며 "우리는 자국의 안보를 타국불안이라는 기반에 두지 말고, 이른바 안전위협을 구실로 타국의 정당한 안보이익을 침해하지 말 것을 미국 측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같은 전망들과 예측들이 한국 언론에서 주장하는 중국 측의 정치적 공작일까? 생각해볼 문제다.

한반도는 국제 지정학 구도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입증됐다.

아시아 대륙 다수의 국가들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을 위시한 모든 중소국가들 공동의 이익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우리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동북아 국가들의 판단은 우리와 달리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는 미국이 동북아에 박은 쐐기가 되어 국가 간의 상호 신뢰를 약화시키고 충돌과 대항을 유발한다.

동시에 경제무역협력 기반을 파괴함으로써 동북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미국이 어부지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두려운 발언은 러시아 과학원 극동연구소에서 나왔다. 세르게이 소장은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 '미한 당국이' 사드의 한국 내 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근래에 동북아에서 발생한 전략적 움직임 중 '가장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러나 이것을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은 러시아와 중국 양국은 줄곧 손잡고 세계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책임을 다해 대국의 사명을 이행해왔다"고 평했다.

아울러 세르게이 소장은 "올해 6월 양국 정상이 세계 전략적 안정의 강화와 관련하여 발표한 공동성명은 양국이 협력해 미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것은 사드의 한국 내 배치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하여 공동 전략을 펼칠 것이며 그것은 군사적인 부분까지 포함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7월2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차 중러 동북아 안보협상에서 쌍방은 사드의 한국 내 배치를 공동 연대하여 반대했다. 또 사드의 한국 내 배치와 관련해 일련의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동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물론 의도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긴장시키기 위한 행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들을 보노라면, 우리는 한국 정부의 주장대로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조치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생각을 이제 하게 된다. 
 
미국이 한국 정부가 거절 못할 어떤 카드를 내민 것인지? 주변 국가들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의 군사적 전진기지 역할을 꼭 수행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날로 의혹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2010년대부터 '중화부흥'을 목표로 중국은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경제와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총력을 기울였고 실제로 미국의 경제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반열에 올랐다.
 
그러자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팽창하는 중국과 누르려는 미국 사이에 상징적인 3개의 대결전선이 극명하게 눈에 띈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다.

이 가운데 북한이 핵을 들고 나왔고, 북핵·미사일 때문에 절대 필요하다던 사드를 수도권에서 먼 곳에 배치했다.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은 사드보다 아래 급인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방어할 수밖에 없기에 "무엇을 위한 사드 배치인가?"라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의문을 이유로 한반도 사드 배치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지른 '선제공격'일 수 있다.

만약 이것이 미국의 동북아 패권 유지 전략의 일환이라면, 우리의 대북 안보 주장은 북한을 핑계로 중국을 치는 '성동격서'의 일환이며 미국의 승점을 더 챙겨준 셈이 된다.

북핵 견제와 한·미 동맹 강화 차원에서 사드가 논의되었지만 막상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물 건너가고, 이어 연합을 형성한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에게 보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외교정책은 실패라는 오명과 함께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을 맞게 된다.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면 미국은 무기 구매를 종용할 것이고 미국의 군수업체는 신바람을 낼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에 설 확률까지 높아지는 동시에 북한이 핵을 개발할 명분까지 더해 준 꼴이 된다. 그 다음 순서는 무엇일까? 상상조차 끔찍한 결과가 오지 않을까?


최근 중국이 소위 '한류 때리기'를 시작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전쟁의 가능성은 상상조차 하지 않는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주변 국가들이 경고하는 사드 배치 후 동북아의 전망이 한낱 기우이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정창곤 편집장 begabond57@daum.net                                         2016.08.11 입력

[정창곤의 窓 4] 한반도 사드 배치와 동북아의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