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경 | Posted by 시사프라임 시사프라임 2014.11.07 13:47

서울시내 12개 자투리공간, 72시간만에 실험적 쉼터로

서울시내 12개 자투리공간, 72시간만에 실험적 쉼터로

- 서울시-한화그룹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시민공원 12곳 변신 완료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에 가면 일반적 공원과는 사뭇 다른 실험적 쉼터를 만날 수 있다. 벤치와 그네가 설치돼 마치 소담한 간이역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쉼터와 '2×2' 배열의 역피라미드 한쪽 면에 마련된 의자에 기대 하늘을 보며 쉬어갈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이 그것이다.


종로3가 세운초록띠공원에서는 식탁과 의자가 배치돼있어서 잠시 쉬어가며 도시락도 먹고 담소도 나눌 수 있다.


이 공간들은 서울시와 한화그룹이 공동주최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3개 수상작이다.


지난 10월 23일(목) 오전 10시부터 26일(일) 오전 10시까지 3일 밤낮 동안 펼쳐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활용 가능성이 있지만 비어 있었거나 시민들에게 잊혀졌던 서울시, 구 소유 자투리 공간 12곳이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로 72시간만에 실험적‧창의적 쉼터로 새로 태어나게 됐다.


15살 중학생부터 46세 중년층까지 다양한 참가자 122명이 '자투리 공간에 활력을 담아라'를 주제로, 경의선 숲길, 홍대 걷고싶은 거리, 서울시청 앞, 지하철역 주변 등 서울시내 빈 공간 12곳을 기발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담아 휴식과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서울시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이와 같이 완료하고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한화상을 선정했다고 7일(금)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그룹이 활동비 제공과 시민 참여 유도 및 홍보를 담당하고, 서울시가 대상지 발굴과 행정지원을 하는 공동개최 사업으로 추진됐다.

최종 수상 3팀은 12팀 중 전문가 2팀을 제외한 10개 팀의 작품을 대상으로 설치 중(10/25), 설치 완료 1주일 후(11/3) 두 번의 작품심사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1천만원, 우수상과 한화상은 각 5백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최우수상/ 경의선숲길에 조성된 <간이역>


최우수상을 수상한 <간이역: 그리운 풍경이 있는 정원>(팀명: RESCAPE)은 마포 대흥동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 중 시민 참여를 위해 비워뒀던 공간에 조성됐다. 이곳은 이웃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벤치와 그네가 설치된 소담한 간이역 형태의 쉼 공간으로 꾸며져, 기존 경의선의 장소성을 훌륭하게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오다가다 하늘보다>(팀명: 오다가다 놀다가는) 역시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에 조성됐다. 역동적이지만 불안한 근대화의 흔적을 상징하는 역피라미드를 '2×2' 배열로 설치, 각각 역피라미드 한쪽 면에는 하늘을 보면서 쉴 수 있도록 의자를 만들어 조형성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설치 과정에서 인근 주민의 반대로 프로젝트 장소를 100m 가량 옮겨야 하는 어려움과 시간적 제약이 있었지만 72시간 내에 무사히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3등상에 해당하는 한화상은 종로3가 세운초록띠공원에 조성된 <모두를 위한 식탁>(팀명: 모쿠디자인 연구소)에 돌아갔다. 집 모양의 프레임 안에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 실용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그룹은 버려진 자투리 공간을 시민들의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로 채운다는 이번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 신진 건축가들과 2개의 연합팀을 꾸려 직접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심사에서는 제외)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에 조성된 <썸타는 계단>(팀명: 한화+AnLstudio – 이대)은 물리적인 시설 개선에 그치지 않고 '썸'을 주제로한 최신 문화코드를 더해 눈길을 끈다. 인근 지역 대학생들에게 실시한 ‘썸 타는 순간 남/녀 Best 5’ 설문조사 결과를 카툰 벽화로 구현, 주변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


홍대 걷고싶은 거리에 조성된 <꿈의 스테이지>(팀명: 한화+AnLstudio – 홍대)는 돔 형태의 야외무대로, 다양한 공연 및 이벤트 개최지로 활용된다.


아쉽게 수상은 못했지만 나머지 7곳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 조성돼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남산 문학의 집 주변에는 책갈피를 끼워 책읽기를 멈추듯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 <꽃갈피>(팀명: 고려대학교 조경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책갈피에 사연과 소망을 적어 매달았다. 정동 배재공원에는 역동적인 행동을 본떠 뚫은 판넬 조형물을 지나가며 활력을 되찾아보는 <기지개를 펴다>(팀명: L사)라는 재미있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상부에는 여의도 빌딩숲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담소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팀명: 竹돌이와 竹순이들)가, 2호선 왕십리역 6번 출구 상부 자투리 공간에는 <회전하는 원(spinning circle)>(팀명: urban rescuers)이라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서울시청과 서울도서관 사이 공간에는 대화방을 형상화한 재미있는 쉼터 <가까운 톡>(팀명: 배봉관사람들)이 설치됐다.


경의선숲길 안개분수광장에는 징검다리에 착안해 <이음자리>(팀명: Street Furniture +)가 설치돼 시민 휴식과 놀이공간으로 이용된다. 철길쉼터 구간에는 경의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재구성한 <다시, 경의선에서>(팀명: 서울살이)라는 작품이 설치됐다.


<12곳 모두 철거 없이 시민쉼터로 활용… 내년에도 시민공모 통해 지속 실시>


설치된 12개 작품은 조직위원회 심의를 통해 모두 철거 없이 존치하기로 결정됐으며, 자치구 또는 공원녹지사업소에서 관리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는 인근 주민의 반대 등 돌발상황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 팀원들이 더욱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일부 프로젝트에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등 주민화합의 장으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프로젝트 과정의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아울러,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창의성과 공공장소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으며,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의 큰 재정 부담 없이도 우수한 도시 조형물과 시민쉼터를 마련하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시민공모를 통해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투리공간의 재생을 위하여 ‘Take Urban in 72Hours’라는 이름으로 '12년도에 처음 시작됐으며, 이후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부르기 쉽도록 '13년부터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로 바꾸게 되었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3일 밤낮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투리땅의 변화와 변신에 대해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며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지역 주변 상가 상인 및 거주민들의 참여와 협조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은남 기자 enhanok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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