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얼마 전 현장취재를 마치고 근처 카페에 가서 뱅쇼 한 잔을 시켰다. 평소 단 음료를 좋아하지 않지만,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롤하며 익숙한 연말 풍경이 펼쳐지는 이맘때가 되면 시큼달달한 뱅쇼 한 잔이 생각난다.여름이 되면 매실청을 담그는 엄마들처럼 출산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뱅쇼를 만들어 먹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연례행사였다. 심지어 과일은 사치라는 자취생 신분일 때에도 나름의 방식으로 끓여 먹곤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 시작은 막연한 동경이었다. 벽난로 주변에 앉아 다 같이 꾸민 트리를 보며 따끈한 음료 한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는 귀성길을 생각하며 미리서 오가는 차편을 알아보느라 분주하고, 또 누군가는 이곳저곳 감사함을 전할 선물 준비에 여념이 없다.이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명절 시즌이 되면 선물세트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10월 2일 대체공휴일과 3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면서 길어진 휴가를 이용해 여행 계획을 세운 이들도 많아, 실속있는 선물을 통해 명절 인사를 대신하려는 소비자들로 온·오프라인 시장이 붐빈다.명절 선물 중에서도 주류는 한우·과일·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 평소 도수 높은 독주를 즐기던 애주가들도 무더위로 인한 갈증에 맥주의 시원한 자태를 뿌리치지 못하는 지금은 7월 중순의 한여름이다.거실 바닥에 무중력 상태로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절로 땀이 나는 이 날씨에 독주는, 한 모금 들이키는 상상만으로도 삐질삐질 땀이 나게 하는 존재이기에 주류 업계의 여름은 독주 비수기로 불리기도 한다.그러나 지난 1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대표적인 독주로 불리는 위스키의 올해 상반기 수입량은 1만 6,900톤(t)으로, 지난해 기준 동기간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날씨 탓을 하고 싶지 않지만, 점점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는 환경 덕분에 체력적으로 지치는 요즘이다.덥다고 시원한 음식만을 찾다가는 배탈이 나기 십상이니 마음 놓고 차가움을 즐길 수도 없는 답답한 계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유독 이맘때 증식하여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존재가 있으니 바로 ‘균(菌)’이다.특히 여름철 대표 질병 중 하나인 식중독은 병원성대장균으로 인해 발병하는데,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의 60%는 기온이 높은 6월~8월 여름철에 집중된다.식중독은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한낮의 이글거리는 볕을 뒤로하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무척이나 반가운 요즘이다. 이제 막 접어든 6월인데 체감 계절은 한여름이라 살짝 억울하다가도, 언제는 안 그랬냐는 듯 남은 더위를 이겨낼 비책을 떠올려본다.출근길은 평소보다 일찍 나서 발걸음도 마음도 여유를 유지할 것, 점심으로 가끔 구내식당 말고 근처 냉면집에서 살얼음 동동 띄운 물냉면 한 사발 들이키기, 퇴근 후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이들에게도 특별함은 없지만, 나름의 시공간적 제약이 있는 행위들이라 더 간단한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요즘같이 뉴스에서 들려주는 험상궂은 소식만 들으면 이 사회가 그저 팍팍하고 삶이 힘들게만 느껴질 거야. 그런데 봐, 웃는 얼굴로 저렇게들 마주 보면서 즐거워하잖아. 이게 가족이 주는 힘이지.”지난 어린이날 연휴, 시골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심한 일교차로부터 추위를 막아 줄 담요 같은 이야기들을 듣고 왔다.수년째 같은 자리에서 호두과자를 팔고 있는 한 사장님은 어린 자녀를 데리고 다니는 젊은 부부에게 정량보다 넉넉히 담은 호두과자 한 봉지로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그는 요즘 같은 시대에 출산과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콘텐츠 산업에 ‘콘고지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콘텐츠(Contents)’와 ‘온고지신(溫故知新)’를 합성한 단어로 과거의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을 뜻하는 말이다.콘고지신의 대표적 사례로 슬램덩크를 꼽는다. 1996년 완결 이후 27년 만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누적 관람객 수는 360만 명을 넘어섰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 2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단발성에 그치지 않은 꾸준한 관람객 동원과 더불어 세대차이를 넘어선 20대의 열렬한 반응이 그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일 년에 두 번, 초콜릿이나 캔디 같은 달다구리가 극성수기를 맞이하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이 시기에는 동네 슈퍼, 편의점 그리고 대형마트 어딜 가도 반짝거리는 은박 포장지를 뽐내는 제품들이 매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요즘은 찾아보기 힘든데 예전에는 흔했던 문방구에 가면 2~3월 시즌에 맞춰 진열된 형형색색의 포장지를 두른 주전부리에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는 꼬마 손님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특히 우리 꼬마 친구들은 달다구리의 정직한 단맛에 푹 빠진 로열 고객층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미련 가득한 눈길로 순식간에 날아간 달력의 빨간 글씨를 바라보며 무거운 출근길을 맞이한 모든 직장인에게 응원의 박수가 필요한 수요일이다.사실 응원의 박수보다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반차 혹은 오후 출근 정도의 복지가 일부 회사를 넘어 범국가적 차원에서 적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렇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지각할까 불안한 마음에 5분 단위로 울리는 기상 알람에 선잠을 잘 필요도 없고, 몰려오는 식곤증을 이기기 위해 과량의 카페인 충전을 할 필요도 없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회사 생활을 즐길 수 있을 텐데 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얼마 전 일회용품 사용 규제 시행 관련 취재를 하던 중 모 프렌차이즈 카페에 붙은 안내문을 보았다."종이 빨대는.. 현재 본사에서 제작 중입니다. 곧.. 종이 빨대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사이사이 찍힌 점(.)에 송구스러움과 강조의 의미를 가득 담은 해당 문구를 보며 웃음이 새어나옴과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첫째 '명색에 프렌차이즈라면서 언제부터 시행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준비가 안 되다니, 저걸 변명이라고 붙였나'지난 달 24일부터 계도 기간이 시작된 건 맞지만, 환경부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축구선수들은 패스트푸드를 얼마나 즐겨 먹을까?"얼마 전 지인과 월드컵에 대해 나누다 축구선수들 이야기가 나왔다.지인은 축구선수가 체중관리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얘기하며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 선수의 신라면 광고를 보면 과연 그는 저 라면을 얼마나 자주 먹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웃었다.한때 '산소탱크' 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박지성 선수, 이는 박지성의 높은 활동량과 뛰어난 체력을 칭찬하는 '맞춤형 별명'이지만, 평균 경기 활동량이 어마어마한 건 축구선수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내 생각이 매우 단순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지난 시간에 이어 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와 채식 이야기를 해보겠다. 오늘은 채식의 상용화를 언급해보려 한다.지난 9월 오뚜기 두수고방 출시 기념행사를 다녀왔다. 해당 제품은 엄밀히 말해 ‘사찰 음식의 대중화’로 소개하는 게 맞겠으나, 사찰 음식 역시 채식에 해당되기에 오뚜기의 채식 라인 헬로베지에 이어 출시된 채식 전용 상품으로도 볼 수 있다.이 외에 건강하면서도 편리하게, 채식 메뉴를 통한 간편식의 프리미엄화를 추구하는 다른 기업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풀무원의 ‘지구식단’을 들 수 있다.지속가능식품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언제나 넓게 숲을 보는 글을 쓰고 싶지만, 현실은 나무의 줄기까지 세세하게 파고들다 시간에 쫓겨 매사에 급한 마무리로 아쉬움을 잔뜩 흘리는 스타일이라 이번 연재 기사에는 이런 자신에게 여유를 주며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양쪽 모두 최대한 편안하게 쓰고 싶었다.‘블렌딩톡’ 이라는 이름은 담당 분야와 그 외에 넓고 얕게 보유하고 있는 잡다한 정보들을 이것저것 섞어서 그럴싸하게 버무려보면 어떨까 하는 의미를 담아 정해보았다. 그 비중은 매번 다를 수 있지만, 아무튼 최대한 본업에 충실하게 기록하도록 노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