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채용공고 중단 공고. [사진 / 시사프라임DB]
국민은행 채용공고 중단 공고.  ⓒ국민은행캡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국민은행 2020년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공고가 갑자기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서류전형에서 과도한 과제를 요구한다는 ‘취준생 갑질’ 보도가 나간 이후 갑자기 사라져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채용 공고 내용이 사라진 것에 국민은행 자체적으로 ‘갑질 채용’을 인정한 셈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3일 본지는 K언론사의 국민은행 채용 갑질 보도 이후 해당 싸이트 채용 공고 내용을 확인한 결과 공고 및 지원서 접수부터 서류전형, 필기전형, 1차 면접전형, 2차 면접전형까지 총 5단계 내용이 사라졌다. 싸이트 채용정보 채용공고 게시판에는 ‘등록된 체용공고가 없다’고 올라왔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채옹공고 내용이 올라왔는데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삭제된 것이란 의구심이 짙다.

국민은행이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셈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삭제되기 전 국민은행측 채용공고에는 국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 외에도 디지털 사전과제, 온라인 디지털 교육 과정(TOPCIT), A.I 역량 검사 등을 취준생에게 요구했다.

국민은행 채용공고.  ⓒ국민은행캡쳐
국민은행 채용공고. ⓒ국민은행캡쳐

서류전형에서 디지털 사전과제 제출은 디지털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과제로 3~5페이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해당 과제는 디지털 금융 어플리케이션(KB스타뱅킹, 리브, KB마이머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해당 서비스의 현황, 강약점, 개선 방향 등의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제출 과제를 바탕으로 1차 면접 시 PT면접을 진행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디지털 사전연수도 받아야 한다.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했다. 세부과정으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IT비즈니스와 윤리/프로젝트 관리와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19시간에 기술영역의 데이터 이해와 활용 5시간 등 총 2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기간만 따진다면 잠도 자지 않고 꼬박 하루가 걸리는 셈이다. 게다가 A.I 역량 검사도 추가적으로 봐야 한다.

서류전형만 접수하려 해도 국민은행 신입 행원 채용에 수일을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취준생 갑질 채용’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국민은행측은 “지금 채용 공고와 관련돼 논란이 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조만간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내기 전에 채용공고 내용을 삭제한 것에 대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국민은행 싸이트에는 ‘금번 채용계획에 변동사항이 있어 잠시 채용 홈페이지 이용이 중단된다”며 “지원자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내용이 올라와있다.

삭제된 채용공고.  [사진 / 시사프라임DB]
삭제된 채용공고.  ⓒ국민은행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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