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 해야”
박영선 장관 "독점 방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 / 시사프라임DB]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임재현 기자, 김용철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속내를 드러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조만간 대기업 진출 허용 결론 여부에 따라 결정날 사항이지만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아 대기업 진출의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져 현대차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금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거나 하는 경우 70~80% 중고차 거래 관행이나 품질이나 가격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가 언급한 내용은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 이미지에 대해 ‘약간 불투명·혼탁·낙후’라고 답한 비율이 45.7%, ‘매우 불투명·혼탁·낙후’ 30.7%이다. 반면 ‘투명·깨끗·선진화’ 등 긍정적인 이미지라고 답한 비율은 모두 합쳐 17.5%에 불과했다. 현재 시장 진입이 제한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51.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부정적’은 23.1%였다.

국내에서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시장 진입이 제한돼왔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에서 꾸준히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지만 기존 중고차 판매업체들에 가로막혔다.

이번에 공식석상에서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중기부, 생계형 적합업종 '고심'…중고차 업체 “30만명 생계 위협” 

기존 중고차 판매업체들은 기간이 만려되자 동반성장위원회에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동반성장위는 작년 11월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다.

중기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 판단을 놓고 고심 중이다.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된다면 향후 5년간 대기업은 진출 할 수 업게 된다, 다만 국감에서 박영선 장관은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 보다 기업의 독점을 어떻게 방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중기부는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상생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조건부로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대기업 시장 진출을 놓고 기존 중고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장은 국감에서 “현재 케이카가 한 달에 200∼250건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 회원사는 15∼16대 정도에 불과해 굉장히 힘들다”며 “여기에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까지 들어오면 우리는 매집을 못 해서 상생을 할 수가 없고 30만명(가족 포함)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토로했다.

이를 감안한 듯 김 전무는 “사업의 범위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과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며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의 했다.

거래 규모 22조원…수입차 진출 등 판 커지는 중고차 시장 

중고차 시장에 중고차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현대차가 시장 진출에 나선 배경에는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시장 거래 규모는 377만여대다. 이 중 사업자간 거래는 234만대로 완성차 거래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거래액만 22조원으로 지난해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매출합계 보다 5조원 많다.

여기에 수입차 브랜드에만 인증 중고차 판매를 허용한 역차별도 시장 진출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브랜드는 13개다.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페라리, 롤스로이스, 폭스바겐, 볼보, 푸조 등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후에 진출했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 경우 수입차 인증 중고차 사업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의 경우 상품성 개선, 판매, 재고 관리 등을 해야 해 경쟁력을 갖추고 일정 규모 이상 이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많은 품질 제공으로 집중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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