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진 / 시사프라임DB[
아시아나항공.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김용철 기자] "항공산업 시장 맡기면 공멸한다"(하진칼측).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한 것은 배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KCGI측)

아시아나항공 인수 9부능선을 넘은 대한항공이 KCGI(강성부펀드) 주주연합측의 거센 공격을 이겨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 여부가 최종 법정다툼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25일 KCGI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고 양측의 의견을 듣고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KCGI 측은 산은이 참여하는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밀어주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지난 18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산은이 국내항공산업 재편을 통한 ‘생존’을 위해 한진칼에 투자하는 것은 개별기업에 투자해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한진그룹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KCGI 측은 "신주 발행은 산업은행의 의도와 무관하며 조원태의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이라며 "경영권 분쟁 한복판에 있는 회사 경영진이 이 같은 중대한 결정을 주주를 완전히 배제하고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가 이 사건의 법적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산은이라는 강력한 백기사를 확보한 뒤 부채가 12조에 달하는 부실기업인 아시아나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하게 했다. 이는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주 발행 중단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통합을 준비하면 된다"면서 "재벌 회장 일가의 지위 보전 목적에 휘둘리지 않고 상법이 정한 대로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이에 맞서 한진칼은 "지금 항공산업에서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공멸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치명타를 받게 돼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속적 추가 지원 없이 생존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경영권 분쟁이 있다며 신주발행을 할 수 없다면 그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오히려 일부 주주의 이익만 과도하게 보장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딜 구조 자체가 저희가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산은이 큰 거래를 제안했고 저희도 고민 끝에 국가경쟁력 제고와 회사 존립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적법하고 정당한 거래,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한 거래"라고 했다.

한진칼은 앞서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KCGI는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 결과를 얻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거짓말로 가처분 재판부의 눈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며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도, 사실관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투기 세력의 욕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까지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고 여론전에 나섰다.

이번  제3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무효화 해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이 양측이 중요한 이유는 지분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KCGI를 비롯한 이른바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지분율은 총 45.23%이다. 신주인수권까지 고려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6.71%로 추정된다. 반면 현재 신주인수권을 제외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우호 지분까지 총 41.14%로 3자 연합측에 밀린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5천억원을 투입해 신주를 배정받으면 조 회장 한진칼 지분과 산은 지분이 합쳐져 올라가는 반면 3자연합측 지분은 감소하는 구조. 

결국 조 회장 측은 약 37%, 산은 10%대로 최소 47% 지분 구조를 갖게 되는 반면 3자 연합은 약 42%로 지분율이 낮아져 조 회장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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