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꾸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

예전에는 장년층의 직장인들이 정년 퇴직 이후 귀농과 귀어를 희망했다면, 이제는 보다 젊은층의 키워드로 확산되고 있다.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홀가분하게 부부가 함께 고향에 내려가던 이미지에서 갑갑한 도시생활, 반복되는 출퇴근과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조명되는 것이다. 젊은 직장인의 열망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이다.

그래서일까? 청년 농업인들의 성공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귀농인들은 단순히 기존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농법과 유통 등에서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귀농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행보, '귀어'가 눈에 띈다. 귀농이 당사자가 큰 무리 없이 안정되기까지 사회전반에 문화적,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은데 반해 귀어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귀어란 도시민이 어촌에 돌아가 어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어촌계 주민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농촌 못지않게 힘들고 척박한 생활로 인해 어가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를 겪는 어촌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이웃이 되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귀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어촌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도시에서 어촌으로 이사만 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어촌계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어촌과 어업이 가진 제반 지식과 수익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귀어를 원하는 사람은 면허·허가·신고 어업에 종사해야 하는데, 어촌의 배타성과 마을어장 공유 등의 문제로 어촌계의 진입이 어렵다. 아울러 어선어업 종사를 위해 지자체에서 받아야 하는 허가도 어선 감척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에 속해 있다 보니 비린내와 육체노동, 모기 등 도시와는 전혀 다른 환경적인 요인에도 불편을 느끼게 된다. 귀어의 첫 시작부터 난항이 거듭되는 것.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자연과 함께 하는 꿈같은 삶과 각종 혜택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2010년부터 시행 중인 귀어·귀촌정책지원사업은 이같이 꿈꾸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데, 정부에서는 귀어 신청인이 일정한 자격과 요건을 갖출 경우 어업창업 지원자금, 주택마련 지원자금을 적극적으로 융자지원해주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금리는 년 3%며, 지원 대출금액은 창업 지원자금이 2억원 한도 내, 주택마련지원금액은 4000만원 한도 내, 상환 기간은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이다. 정부 지원사업의 경우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정부 정책뿐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귀어인구 유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지역 어업기술센터·해양수산과학원 등에서 창업 및 기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귀어가족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라남도는 지난 2010년부터 귀어민 어촌 정착을 위한 지원사업을 펴고 있는데 2013년에는 귀어 창업 및 주택 구입 지원 대상자로 59명을 선정해 93억9000만원을 지원한 바 있고 이후 매년 늘리는 추세다.

창업 지원 자금 또한 어가당 최대 2억원, 주택 구입비는 4000만원까지 연리 3%,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려주고 귀어학교 등의 알찬 교육을 통해 기술을 전수하는 상황.

충청남도 역시 미래 수산업의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자금과 귀어·귀촌지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수산업경영인 선정자의 경우 영어기반 조성자금을 통해 어업인 후계자는 7000만원, 전업경영인은 1억원, 선도우수경영인은 1억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귀어·귀촌 지원 자금 지원대상자에 선정되면 창업지원자금 2억원, 주택마련 자금 4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이 이뤄진 결과는 놀랍다. 해마다 30~40% 증가하는 어선어업 분야는 물론 귀어가와 귀어 인구 중 절반 정도가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양식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수요 증가에 따라 양식어업이 가진 고부가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경재적인 지원책은 귀농보다 월등히 많은 초기자본을 요구하는 귀어 희망자들에게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귀어와 어촌 활성화를 연장선상에서 생각한다면, 단순히 귀어인구 증가 외에도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둬야 할 때다.

아울러 귀어를 결심하는 이들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종의 양식어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지차체 발전과 귀결시켜 투자할 만한 가치를 갖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귀어인구의 비교적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종묘생산이나 가공, 팬션 등 어촌비즈니스 부분은 최근 수산업의 6차산업화를 얘기할 때 거론되는 수산물 유통가공, 어촌관광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 분야와 지금 높은 인기를 누리는 양식업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상호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생각할 문제다.

예를 들면 수산물 유통가공 직거래 가능한 공판장을 센터형태로 건물을 마련하고 이곳에 교육관을 설치해 귀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또한 1~2개 층은 낚시박물관을 개장해 지역관광에도 일조하면 더욱 높은 인기를 누리는 명소가 될 것이다.

비록 귀어를 준비하고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이 귀농보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체계적인 지원이 조금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한 미래가 될 것이라 사람들은 말한다.

최근에 개소한 귀어귀촌종합센터도 이같은 맥락의 지원기관이니 제법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상담과 기술, 금융지원, 홈페이지를 통한 실시간 서비스까지 귀어가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귀어에는 무수히 많은 형태의 성공사례가 등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서해와 동해, 그리고 남해 지역별로 자연환경이 다르며 그에 따라 각기 다른 어업과 조구, 방법을 통해 어촌의 삶을 이어왔다.

강원·경북·부산 지역에서는 어선어업, 경남·전남 지역은 양식어업, 충남 지역은 마을어업 등 귀어 시에 선호하거나 발전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대한 특성화된 지원과 교육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기존 주민들과의 융합도 과제다. 어촌과 같은 1차산업이 주가 되는 공동체의 경우 외부인에 대한 폐쇄성을 간과할 수 없다. 자신의 땅을 일구는 농업과 달리 바다와 같은 공유제를 나눠 이용해야 한다는 데서 특수성도 가지고 있다. 어촌 역시 준비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촌이 문을 열고 귀어가를 받아들여 상생의 발전을 찾아갈 수 있을 때 그야말로 도시와 농어촌의 균형발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최근 당진 도비도 어촌계는 어려운 귀어환경을 보다 쉽게 성공하도록 이끄는 샘물같은 멘토프로그램으로 귀어인들에게 화제다.

매주 1박2일 귀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귀어인들에게 실질적인 어업기술과 어촌생활의 실용지식을 전수하는 최장훈 계장의 예는 귀어 진흥 대책의 귀감이라고 할 만하다.

머지않아 어촌이 희망을 품은 자들의 따뜻한 고향이 될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도비도 처럼 열린 어촌계가 먼저 손을 내밀기 때문이다.


정창곤 편집장 begabond57@daum.net 2016.07.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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