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고, 재미있고, 도발적이고, 풍부한 정보가 있는 책이다.


"보노보, 인공지능이 되다'는 혁신(Innovation)과 인공지능에 대한 유쾌한 담론이다. 컴퓨터의 발명부터 인공지능에 이르는 디지털 혁신의 과정, 인공지능과 그에 대한 전망을 소설적 기법을 도입하여 만든 일종의 팩션(faction) 형식의 에세이다.


저자는 우리보다 지능이 낮았던 원시인과 보노보를 등장시켜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 등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나간다. 저자 특유의 상상력과 도발적인 전개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으며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


제1장 ‘들어가는 글’에서는 나무에서 내려오는 원시인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그 적응기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좌절에 부딪힐 때마다 용기를 통해서 극복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서술했다.


열대우림이라는 기가 막힌 조건 속에서 살던 원시인들이 나무 아래서 내려와 사자나 호랑이의 밥이 되던 끔찍한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서 그들의 지배자가 되었는지를 재미있고 명쾌하게 서술하였다. 그런 과정의 일환을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 유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2장 혁신에 대한 유쾌한 담론에서는 디지털 혁신의 과정을 빌 게이츠 등 혁신의 당사자와 원시인을 동시에 등장시켜서 디지털 시대의 혁신가들이 원시인에게 영감을 얻는 형태로 서술한다. 결국, 혁신이라는 어느 특정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충격적인 장면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화자로 등장하는 ‘우투리’는 우리나라 설화 속의 주인공이다. 그것도 지배세력의 권위에 맞서다가 죽은 비운의 주인공이다. 우투리를 화자로 등장시킨 이유도 혁신이라는 모든 사람들이 해야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장치이다. 2장에서도 지능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원시인이 혁신하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제3장 ‘인공지능과 우리의 미래’에서는 인공지능으로 변한 보노보가 화자로 등장하여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및 인공 지능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상으로 꾸몄다. 시나리오 기법을 도입하여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서술하여 그 어떤 책보다 인공지능 시대를 쉽고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제4장 ‘나가는 글’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는 ‘경쟁’을 하는 침팬지적 사고에서 벗어나 ‘공존’을 모색하는 보노보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보노보의 특징과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을 병행하여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 결국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되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 인공지능과 인간,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이 서로 공종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전망이다.


혁신과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는 둘 다 어렵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런 단어일수록 개인이나 조직 모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쉽고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는 책이 좋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문지식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노보, 인공지능이 되다'는 쉽고, 재미있고, 도발적이고, 풍부한 정보가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책임에 틀림이 없다. 새해를 시작하는 개인이나 조직, 정부 등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이기창 기자 eldor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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