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시인 명예문학박사 김철민<br>
국제펜한국본부이사 명예문학박사 김철민

오늘로 어느덧 12월에 들어서 한해의 마지막 가는 달이다

한 해의 맨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섣달이라고 부르고 또 극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12월은 찬바람에 불려가는 마른 가랑잎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아무 곳에 쌓이듯이 역시 우리의 삶은 그렇게 살아가고 말 것이 아닌 가 그런 감상에 한껏 부풀어 보고도 싶은 끝 달이다.

그래서 12월이 오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길 기다리고 그 하얀 눈 속에 하얀 눈을 흠뻑 맞아가며 어디론지 마냥 쏘다니고 싶다.

눈이 내리는 긴 겨울밤을 생각하면 밤사이 몰래 눈 내리어 산이나 들판 고향집 장독대에도 포근히 쌓이는 그런 밤을 생각 한다.

밤에 조용히 내리는 눈은, 우리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부드러운 천사의 손길과 축복을 약속해주는 神의 은총은 영혼의 음성인 듯 창밖에 조용히 내리는 눈 속은 사랑의 예감을 뒤로 가슴이 닿지 않는 자리에 살포시 품 안으면 귓전에 들려오는 낯익은 발자국소리에 옛 그리움으로 해서 덧없이 흘러간 세월의 긴 추억

시골길 차가운 날씨라 그런지 마을사람의 모습도 볼 수 없는 사뭇 인적 끊긴 마을이 저 만치서 창문으로 길바닥을 깔린 하얀 눈이 불빛에 비쳐 마치 물감으로 그린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만약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봄은 그토록 즐겁거나 화려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이 이따금 역경을 맛보지 않는다면 성공은 그토록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시인 브래드스트리트의 말이다. 그녀는 8명의 자녀를 키우고 안주인의 역할과 그 밖의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이 詩를 써온 주부로 결코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다. 시인이 말하지 않았더라도 고난과 역경은 꿈을 향해 한 발 내딛는 밑거름으로 이겨내는 이루어지는 희망의 싹인 것이다.

북극 지방의 한기가 우리나라로 물밀 듯 내려오면서 전국이 한동안 혹독한 강추위가 전국적으로 몰아닥칠 것이라는 기상캐스트가 발표하고 신문지상이나 TV 라디오에서 며칠 전 폭설과 한파주위에도 내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아 빙판길로 낙상사고와 자동차 홍수, 교통사고로 시끌벅적 이다.

비록 확실한 믿음을 공유하지는 못했지만 오늘은 눈 치우길 시민들과 함께 동참하고 삽과 빗자루 들고 내 집 앞부터 눈 치우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하얀 눈이 밤새 내리고 쌓이면 내일은 온천지가 하얗고 그 시끄러운 소리를 깨끗이 씻어 주는 듯싶어 도시의 온갖 잡음을 잠 재어 평화의 종소리가 들려와 행복할 것이다.

이젠 산과 들 모두 하얀 백색의 세계로 이루어 보자 학교 운동장에서 눈사람 굴리고 눈싸움도 하고 동심의 맑은 눈으로 길거리에서는 각자 자기 집 앞은 자기가 눈 치우는 광경이나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은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니 우리 마음에 쌓인 일상의 시름 같은 것이며 걱정거리도 한방에 말끔히 눈에 씻어 질 것이다.

하얀 눈의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망울들이 맑아지고 그 정경의 세상은 맑은 햇빛이 다시 비쳐오는 저 은혜의 빛을 기다려진 이 밤은 소리 없이 내리는 눈 밭 속에 神의 묘하신 창조와 희망의 섭리를 펼쳐 나가자.

함박눈이 내리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고 강아지도 꼬리치며 멍 멍멍

하얀 눈이 쌓인 길을 걸어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눈이 내리는 날은 발걸음이 자꾸 미끄러지면서도 걸어가는 것이 그리 싫지 않은 고향언덕길과 덕수궁 돌담길을 다정한 연인과 손잡고 둘이서

겨울 밤 사이 몰래 내리는 눈이 쌓여 흰 눈이 몰래 내리어 듬뿍 쌓인 다음날 아침 하얀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내며 걸어 갈 때는 우리마음 속에 야릇한 감격조차 솟구쳐 올라와 새 마음을 가다듬고 인생의 길을 새로이 걸어 가는듯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TV가 없던 라디오시절에는 동요가 어릴 적 부르던 노래 ‘하이 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처럼 하얀 눈이 내려 미운 땅을 덮어 주듯이 무한한 사랑의 은혜가 이 땅에 추하고 미운 것을 덮어줄 때 정녕 우리는 우리 곁을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하고 동심에 찬 마음으로 용기와 믿음으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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