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및 미국 전기차 분야 투자금액 각각 21조원, 6조3000억원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대의 전기차 판매…점유율 12%

ⓒ현대차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국내 및 미국에 전기차 분야 투자를 공식화하고 전기차 시장 선두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정 회장이 국내 및 미국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은 각각 21조원, 6조3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국내 투자계획에 이어 3일 뒤인 21일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과 배터리셀 공장 투자 등을 포함한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 확보 계획을 공개했다.

업계서는 투자 발표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일정 앞뒤로 국내 전기차 투자계획을 먼저 발표한 이후 미국 전기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8일 만에 현대차는 국내 전기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시기 상 ‘선물 보따리’를 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목적의 표면적 이유는 ‘기술동맹’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미 자국내 기업 유치를 통해 올해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정치적 해석을 뒤로하더라도 이번 현대차의 조 단위 투자는 미래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 짙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전기차 분야에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핵심은 2030년에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연간 규모는 144만대다.

양사의 2030년 글로벌 전기차 목표 생산량은 323만대로, 국내서 절반(45%)가까운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구체적 계획은 ▲전기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용공장 신설 ▲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의 점진적 구축 ▲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 3가지다.

기아는 전기 PBV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내년 상반기에 오토랜드 화성에 약 6만6천㎡(약 2만평) 부지에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이 목표다. 생산 능력은 연간 10만대로 시작해,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 시장에 전기차 생산 거점도 마련한다.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투자금액은 6조3000억원이다.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Georgia)州의 1천183만 제곱미터(㎡) 부지 위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간다.

신설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미 조지아주 전기차 투자협약 ⓒ현대차
미 조지아주 전기차 투자협약 ⓒ현대차

21일 ‘현대자동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에서 정 회장은 “미국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조지아에 마련하고 미국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며 “제조 혁신기술 도입,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 미국에서의 첫 스마트 공장으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기아 미국생산법인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 약 400km 거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더불어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공유 등 효율적 공급망 관리가 용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약 12%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투자를 밝히면서 현대차는 북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전기차 판매량에 속도가 붙는 것 외에도 전기차 세계 1위 업체인 테슬라 추격에 자신감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만5724대 작년 동기 대비 422.4%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익스피리언스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각각 5, 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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