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혁신대책 2탄「甲乙관계 혁신대책」후속조치...시-산하기관간 불합리함 개선


“어제 서울시 A부서에서 자료를 요청해서 보냈는데, 오늘은 B부서에서 유사한 자료를 만들어서 보내라고 하네요. 도대체 일은 언제 합니까?”, “회의를 하면 뭘 합니까? 일방통행식으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만 하는데, 기관이 역량 발휘할 기회를 주세요”


서울메트로, SH공사, 서울의료원,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서울시 산하17개 투자·출연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서울시와 시 공무원의 부당한 甲의 행위에 대해 애로사항을 표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 투자기관 :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시설관리공단, 농수산식품공사, SH공사
○ 출연기관 : 서울의료원, 서울연구원, 서울산업진흥원(SBA), 신용보증재단, 세종문화회관, 여성가족재단, 서울복지재단,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자원봉사센터, 디자인재단, 서울장학재단


서울시는 7일(금) 오후2시 서울시립미술관 SeMA홀에서「투자·출연기관 乙의 항변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지난 8월 공직혁신대책 2탄으로 발표한「甲乙관계 혁신대책」의 후속조치다.


서울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공유함으로써 시와 시 산하기관 간의 불합리한 甲乙관계를 개선하고 협업체계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항변대회는 ▴17개 전 투자·출연기관 ‘乙의 항변’ PPT발표와 ▴5개 투자·출연기관의 ‘甲乙관계 혁신대책’ 발표로 진행된다.


먼저, 17개 전 투자·출연기관의 ‘乙의 항변’에선 여러 기관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부당한 갑의 행위와 기관에서 수행하는 업무 성격에 따라 벌어지고 있는 갑의 행위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예정이다.


예컨대, 공통적으로 느끼는 행위로는 ①공무원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막말 ②동일하거나 유사한 자료를 시 여러 부서에서 요구해 업무 중복 ③일방통행식의 과다한 회의 개최 ④잦은 내방 설명 요구 ⑤필요 이상의 과다한 자료 요구 등.


아울러, 기관별 애로사항으로는


① 서울산업진흥원(SBA): 시 위탁사업 중 SBA에서 고유목적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업무의 효율적 연계나 지속성 측면에서 유리한 사업은 기관의 고유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한다.


② 서울시설공단: 공단의 귀책사유가 없는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 공단에 일방적인 책임부여 등 불공정한 사업 위․수탁 협약서 개선


③ SH공사: 공문 등 정식절차가 아닌 구두지시나 회의자료 등을 근거로 주택정책 관련 사업추진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히 있는바, 市와 SH간 협업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마련 필요 건의


④ 서울의료원: 출연기관 평가, 서울시립병원 평가, 보건복지부의 공공병원 운영평가 등 중복된 업무평가로 인해 업무부담 가중되는 개선요구


⑤ 세종문화회관: 시 주관행사시 산하 예술단체의 과다한 재능기부 요구 행태를 개선해 줄 것을.


⑥ 자원봉사센터: 시의 각종행사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일방적으로 자원봉사자 배치를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어 진행되는 5개 투자·출연기관의「甲乙관계 혁신대책」에선 투자·출연기관이 ‘甲’의 위치로 상황이 역전된다. 乙은 일반 시민에서부터 계약당사자 등에 이르기까지 투자·출연기관과 얽혀있는 여러 이해관계자.


서울시는 투자·출연기관과 사업을 진행하는 여러 이해관계자 간에도 불합리한 ‘甲乙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10월 기관별 ‘甲乙관계 혁신대책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각각의 투자·출연기관에서도「甲乙관계 혁신대책」을 수립·추진토록 했다.


이날 발표되는 기관별「甲乙관계 혁신대책」은 임직원 행동강령 개정, 부당한 계약조건 등의 금지, 甲乙관계 혁신 거버넌스 구성·운영, 부당한 甲의 행태를 신고하는 ‘핫라인’ 운영, 甲의 행태 혁신교육, 甲乙관계 혁신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등 각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추진할 내용들이 담겨있다.


서울시는 이 날 제기된 문제점들은 민간 전문가, 투자·출연기관, 서울시 주관부서 관계자 37명으로 구성된 ‘甲乙관계 혁신 거버넌스’에서 집중 논의해 부당한 ‘甲’의 행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시-투자·출연기관간 발생하는 ‘甲乙관계’에 대한 문제점을 상생과 협치의 장(場)인 ‘甲乙관계 혁신 거버넌스’를 통해 공유하고 구체화함으로써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황인식 서울시 경영기획관은 “이번 투자·출연기관 항변대회를 통해 그동안 쉽게 표출할 수 없었던 서울시 산하기관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상호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항변대회가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공직사회의 부당한 甲의 행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창곤 기자 begabond5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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