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장 사태 장기화
원자재가 상승 투자심리 위축

광화문에 위치한 기업들.  [사진 / 시사프라임DB]
광화문에 위치한 기업들.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임재현 기자] 美 연준의 빅 스탭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글로벌 긴축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재계는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정부가 적극적인 기업 지원에 나서야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각 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올초 세웠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하반기부터 다시 점검하고 대내외 리스크에 따른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윤석열 정부가 취임하자 10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 보따리를 풀었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내외 환경 때문에 투자 시기와 적기를 두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 급등, 물가상승 등 하반기 경기를 짓누를 악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하반기 국내외 경기 위축으로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별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하반기 집행할 투자 계획을 미루거나, 재검토에 들어가고 있다.

1분기 시설 투자 현황을 보면 이같은 투자 위축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 1분기 시설 투자액은 7조9227억원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해 1분기 시설 투자액(9조7138억원) 보다 19.7% 줄어든 수치다.

LG전자는 올해 사업부문별 1분기 투자액은 299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투자액(3803억원) 보다 21.2% 줄어든 수치다.

2분기 투자가 얼마나 집행될지는 실적 발표 이후에 알 수 있지만 통상 재계가 느끼는 분위기는 ‘투자 신중’ 모드다.

[사진=전경련]
[사진=전경련]

전경련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대비 투자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답변이 28.0%에 달해 확대 응답(16.0%)보다 12%p 많았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경제 불안정과 금융권 자금조달 환경 악화가 주된 이유다.

일부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화보 차원에서 하반기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대기업 대부분은 투자 축소에 나설 것이란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투자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소모비용을 줄이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올 초에 세웠던 시설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