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서 회의 주선 및 4대 그룹 경영진 연이은 참석
전 정부에서 위기에 몰렸던 전경련의 화려한 부활 이목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한상공회의소에 밀려 ‘찬밥’신세로 전락하며 위상 추락을 겪었던 전경련이 재계 맏형 움직임을 보이면서 위상이 강화 여부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4일 전경련은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한국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한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된 것은 국내 참석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5대 그룹 회장 및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참석에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자 명단을 두고 재계에선 전경련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외부에서 대기업 참석 명단을 보고 위상이 강화됐다는 표현에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전 정부에서 노력을 해왔지만 현 정부에선 더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내부에서도 이번 대기업 참석 명단에서 보듯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5대 그룹 회장 및 계열사 사장단들 참석이 앞으로 전경련의 위상이 강화되는 신호탄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과거 재계 ‘맏형’노릇을 해왔던 전경련이 전 정부에선 위축된 게 사실이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급속도로 위상을 잃었다. 4대그룹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경제인 초청 행사 등에서 배제된 바 있다.

허창수 회장이 5번 연임된 것을 봐도 선임 회장 구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전경련 위상 하락의 바로미터가 됐다.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펴며 재계와 친밀한 관계를 이어나가자 전경련도 현 정부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경제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을 전경련이 주선했다. 이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의 공식 행사에 잇따라 초청을 받은 것은 물론, 6월 기획재정부와 함께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는 삼성 등 4대 그룹을 포함해 15대 대기업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5대 그룹 관계자들이 다 참석하면서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하는 위상이 회복됐다는 분위기다.

전경련 위상 회복은 허창수 회장의 리더십도 재차 조명되고 있다. 과거 전경련의 위상 추락 시, 선임 회장을 구할 수 없어 연임을 이어가며 꿋꿋이 전경련을 지켜왔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 회장은 2017년 2019년 이어 2021년 연임으로 5연임을 이어가게 됐다. 당시 허 회장은 고사 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고, 회장단의 연이은 권유에 회장직을 수락했다.

허 회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기업과 국민들이 전경련과 저에게 거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귀를 열고 고민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재임 기간(1977~1987년)을 넘어선 최장수 기록 타이틀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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