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계열사 동원 2조원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지
방산분야와 시너지 기대…적자에 추가 실탄 확보 가능성도
노조와의 관계 설정 과제…노조 “노동자와 자리 마련 해야”

22. 09.27 한화그룹 사옥.  [사진=박세연 기자]
22. 09.27 한화그룹 사옥 모습. [사진=박세연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박세연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팔린다. 인수가는 2조원대 규모다. 한화그룹은 대유조선해양 인수로 방산분야와 시너지를 내 조선산업을 넘어 방산산업 분야에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한화의 그룹 주력사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게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 다만,‘졸속, 특혜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노조와의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해 졌다. 또 재무건전성도 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단기차입금 규모도 상당해 추가 실탄 확보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한화, 대우조선 인수해 방산분야와 시너지 기대

27일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함께 서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이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해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올해 11월말경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각은 대우조선 지분 경쟁입찰로 진행된다. 한화그룹과의 투자합의서 체결 이후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선다면 매각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가 없다면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산업은행(55.68%)과 하나은행(8.40%)을 비롯해 채권단이 67.8%를 보유 중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합병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예전부터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참여했던 터라 조선업에 대해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와 11월 합병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기술’로 평가 받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 LNG해상 생산 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FSRU)까지 더해질 경우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LNG시장에서 전 영역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7일 서울시 중구 소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화 재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금속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임재현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7일 서울시 중구 소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화 재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금속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임재현 기자]

◆적자에 재무건전성도 걱정…한화 “턴어라운드 기대” 

긍정적 전망도 있지만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 차입금 해결에 투입 예정인 인수자금 외에 추가 실탄이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노조와의 관계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향후 숙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단기차입금은 1조4240억 원 이다. 영업손실은 5696억원, 당기순손실은 6678억원에 이른다. 적자기업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 외에 추가 실탄 확보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재무건전성도 한화의 발목을 잡을 변수다. 대우조선은 자산총액 12조224억 원 중 부채가 10조4741억 원에 달한다. 다만, 8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41조원가량 어치 수주잔고를 보유 중이다. 매출 기준으로 4년치 일감이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 풍력 진출, 친환경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 조기에 ‘턴 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노조 강한 반발…“졸속, 특혜 매각”

노조와의 관계 설정도 변수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 특혜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정상헌 지회장은 “어제 오전 9시에 버스 안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서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며 “21년 간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고, ‘올바른 매각’을 위하여 (논의 과정에) 노동자들이 반드시 참여하여 고용권, 생존권을 지켜내고 노조 규정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매각은 일방적이고 특혜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또 “어느 기업이 들어와도 하청업체 이중계약 문제나 산업은행의 지분 관련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짚었고, “당사자 참여 보장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을 규탄하며, 지역 경제와 조선업이 살아날 수 있고, 조선 기자재 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그림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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