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대, 코로나 정점 기간에 ‘20대 개인회생 신청’ 셀 수 없다
전 사무국장, 빚으로 빚을 갚는 청년 채무자들에게 회생의 기회조차 없어···심각
서울회생법원, 한계채무자의 부채 청산과 새 출발을 위한 채무조정제도의 개선 반드시 필요

 

22.9.30.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한계채무자 부채 청산과 새 출발 관련 제도 개선으로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은지 기자]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빚 상환 압박으로 인해 수많은 소상공인과 청년, 취약계층이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들의  부채 해소를 위해 한계채무자의 부채 청산과 새 출발을 위한 채무조정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인 파산자들의 비명에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는 한계채무자 부채 청산과 새 출발 관련 제도 개선으로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박주민 국회의원과 민병덕 국회의원을 비롯한 금융소비자연대회의(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가 참가해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자영업자 이 씨(29)는 간담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개인회생과 파산의 심정은 법정이 제일 잘 알 것이다. 빚으로 빚을 갚고 있다. 제발 코로나 기간에는 채무조정의 효력을 꼭 보장해주길 바란다”라며 “하루하루가 피가 말린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금융권과 법원이 제도화를 속히 해주길 바란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전국 법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정점 기간인 2020년~2021년 동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실업자들의 개인 파산 신청이 10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2.9.30.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민병덕 국회의원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토론에 앞서 민병덕 의원은 “작년 8월 12일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분들과 신용회복위원회를 모신 토론회에서 ‘코로나 경제적 피해 지원 5가지 방안’을 크게 써 놓았던 기억이 난다”라며 “다섯 번째 방안인 ‘과감한 채무조정으로 신용회복 방안을 마련’은 ‘새출발기금’ 같은 배드뱅크 제도와 ‘회생법원을 통한 신용 회복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이후 20대 개인회생과 60대 이상 개인회생·파산이 증가하고 있고, 자영업자 대출 중 다중채무의 비중이 약 60%에 이르고, 전체 자영업자 다섯 명 중 1명(23%)은 다중채무자에 해당한다.

금융정의연대 전지예 사무국장은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에 갇힌 청년부채가 너무 심각하다. 다른 세대에 비해 규모는 작은데 그에 비해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라며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경우가 많아 청년부채의 질이 악화하고 있고, 불법 금융에 노출된 청년들은 회생의 기회조차 없다”라며 청년 회복을 위한 사회적 자립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백주선 변호사는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여러 방법 중에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부채는 법원의 도산 절차를 통해 신속히 조정하여 국민이 경제적으로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는 △대법원과 서울회생법원 및 각급 법원과 협의하여 예규 등을 제정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 △서울회생법원의 관할을 전국화하거나 최소한 광역화하여 도산 관련 사법절차의 선택권을 확대 △전문법원으로서 절차와 속도 등에서 사법 서비스 제공 수준 높이기 △법원의 도산전문법관을 임용하여 전문성과 도산제도향상에 힘쓰기를 제시하며 정부, 국회, 법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희망한다고 했다.

 

22.9.30.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 참가한 박주민 국회의원의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한국신용정보원에서 2020년 6월 기준 3개월 이상 연체자 77만 5천 485명 중 5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유발하는 우울장애(채권추심의 영향)이 1위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안겼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최소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도덕적 해이 비판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히려 채권기관 채권추심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대는 채무조정제도 개선을 위한 8대 요청 사항을 제안했다. △개인회생·파산 절차의 지역적 차별 해소 △개인파산 채무자에 대한 직업적 차별 철폐 △개인회생·파산 채무자의 애로사항을 덜기 위한 운영 절차 개선 △개인회생 절차 시 채무자의 상황을 고려한 제도 운용과 생계비 현실화 모색 △채무자의 주거권 보호 및 면책 대상 채권 확대 등 채무조정 후 새 출발을 위한 기반 보장 △신속한 면책과 젖극적 신용 사면 △취약계층 채무자의 재기 지원, 제도 사각지대 보호 △소득, 자산, 채무 유형에 맞는 채무조정 과정이 지원되도록 체계적 절차 구축 이 그 제안이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경제 환경 악화로 채무조정이 필요한 채무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권과 법원은, 한계 상황에 놓인 다중 채무자의 부채 해소 문제를 인지하고 한계채무자의 부채 청산과 새 출발을 위한 제도 개선에 앞장설 시점이다.

22.9.30.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 박주민 국회의원과 민병덕 국회의원을 비롯한 금융소비자연대회의(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가 참가했다. [사진=이은지 기자]<br>
22.9.30.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개인회생·파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 박주민 국회의원과 민병덕 국회의원을 비롯한 금융소비자연대회의(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가 참가했다. [사진=이은지 기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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