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토지자산 금액 증가 현대차그룹 19조4000억원

경실련, 투명한 자료 공개와 감시할 수 있도록 정부에 관련법 개정 요구

▲5대재벌 토지자산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 ⓒ경실련

[시사프라임/ 김용철 기자] 상위 5대 재벌이 소유한 토지자산이 지난 10년간(’07년~‘17년) 장부가액 기준 약 43.6조원이 증가해 1967년~2007년 토지자산(24조원)의 2.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벌이 토지(땅) 사재기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라며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에 대해 보유 부동산(토지 및 건물)에 대한 ▲건별 주소,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를 사업보고서 상 의무적 공시 및 상시공개 하도록 정부가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26일 ‘5대 재벌 토지자산(땅값) 실태 조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벌들의 본연의 주력사업 보다는 토지(땅)과 부동산을 통해 몸집을 불려나가고, 세습에 악용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투명한 자료 공개와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도별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5대 재벌소유 토지자산은 지난 10년간(’07년~‘17년) 장부가액 기준 23조9000억원에서 67조5000억원으로 약 43.6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토지자산 금액 증가는 현대차그룹이 19조4000억원으로 가증 많이 증가했다. 이 결과 2017년 말 기준 현대차그룹 토지자산은 24조7000억원으로 2007년 5조3000억원에서 무려 4.7배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증가한 삼성그룹(8조4000억원 증가)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SK그룹은 7조1000억원, LG그룹 4조8000억원, 롯데 4조원 증가했다.

5대 재벌 계열사의 토지자산(2017년 기준)은 현대자동차(10.6조원), 삼성전자(7.8조원), 기아자동차(4.7조원), 호텔롯데(4.4조원), 현대모비스(3.5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상위 5위 내에 계열사 3개사나 포함됐다. 게다가 5대 재벌의 상위 50개 기업 보유 토지(2017년 기준)는 약 62조7000억원으로 5대 재벌 전체 (365개 기업) 토지 67조5000억원의 93%를 차지했다.

경실련과 정동영의원이 작년 국정감사에 제출된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법인 상위 10개 기업의 보유 토지 규모는 5억7천만평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88만평) 650개와 맞먹는 규모다.

상위 50개 재벌 계열기업이 보유한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548조로, 이를 시세로 환산하면 1,000조원대로 추정된다.

경실련은 “기업이 공시한 ‘재무제표’상의 장부가액과 공시지가 간의 차이가 10배 정도 존재하고, 실제 시세와는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기업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자료를 근거로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투명경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이 부동산투기로 불로소득을 노리고 업무용·사업용 토지가 아닌 비업무용 토지를 보유해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며 “공공재인 토지를 이윤.추구 수단으로 이용하는 반칙행위 등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