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비례대표 폐지 국회의원 정족수 10% 줄이는 270석 제안

여야 4, 한국당 비례대표 폐지 맹비난 의원직 총 사퇴해라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10일 "비례대표 없애는 국회의원 270 제안" 선거제 개편안 내놔 [사진 / 시사프라임 DB]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내년 총선 모드로 정치권이 전열을 정비하면서 선거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낳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를 없애고 국회의원 정족수를 기존 300석에서 270석으로 줄이는 개편안을 내놨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안에 합의해 선거구획정안 법정제출시한인 오는 15일 이전 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하려는 것에 어깃장을 놔 무력화시키려는 속셈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현재의 대통령제라면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서 의원 정수를 10% 감축하자는 것이 저희의 안이라며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국회의원을 조정해서 10% 줄이는 270석을 제안한다는 것이 한국당의 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 정수 10% 감축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 분권을 위한 내각제 개헌 없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로, 총 의석수는 정당득표율로 정해지고, 지역구에서 몇 명이 당선됐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독일, 뉴질랜드 등이다.

앞서 여야5당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고, 비례대표 확대와 지역구 의석비율, 의원정수 등은 정개특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 합의문을 발표했다. 당시 나 원내대표도 이에 동의했다. 그런데 3달 만에 나 원내대표가 당시 선거제 개편 합의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합의한 사항에 여야 4당이 적극적인 모습인데 반해 자유한국당만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인 것은 내년 총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나 원내대표가 한국당 안이라고 제시한 선거제 개편안대로라면 의원 정족수 270석을 맞추려면 현행 지역구 253, 비례대표 47석에서 비례대표를 없애고 지역구 253석에서 17석을 늘려야 한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면 330일 이내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려면 오는 15일 안에 패스트트랙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한국당의 속내는 내년 총선을 개정된 선거법으로 치르려는 여야 4당읭 의기투합 전선을 흐트려 놓고 당장 패스트트랙 지정은 피하고 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한국당이 내놓은 안은 현실적이지 않은 형식적안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현행 소선구제에선 한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자 한명이 당선되며 나머지 표는 사표가 되기 때문에 거대 양당이 독과점하는 폐해가 발생해왔다. 당연히 소수 정당은 원내 진출에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정당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해 소수의 목소리도 국회에 반영케 했다. 그런데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지역구를 늘리는 것은 밥그릇 챙기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날 여야 4당은 한국당의 이같은 선거제 개편안에 일제히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의 내각제 개헌과 비례대표 폐지를 통한 의원정수 축소 주장은 여야4당의 선거제 개혁논의를 방해하기 위한 훼방안일 뿐이라며 자유한국당 맘에 들지 않는다고 국회법이 보장한 패스트트랙 추진을 독재라고 왜곡해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아예 선거 개혁엔 관심 없다는 일방 선언이자 무성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례 국회의원은 국민의 정당지지 득표에 의해 의석이 배분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아예 국민의 정당투표는 없애겠다는 헛소리라고 맹비난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패스트트랙이 가시화되자 몽니를 부리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억지안을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 “차라리 의원직 총사퇴하겠다던 결기가 더 나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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