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모두 아우를 인물 반 전 총장으로 지지율 회복

사회적 재난인 미세먼지 대책에 협치하는 모습 보여줘

지난 11일 템부롱 교량 건설현장 방문을 마친 직후, 브루나이 영빈관에 마련된 대통령 숙소 서재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아세안 3국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지시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브루나이 현지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보고받고,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구성을 적극 수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께 이 기구를 이끌어 주실 수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기존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새로 만들어질 범국가적 기구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결정은 손 대표가 지난 8일 언급한 이후 4일 만이다. 당시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그리고 사회 전 계층이 참여해 주변국과 초국가적 논의를 할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그 위원장에 반 전 총장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2015년 파기 기후협정을 성사시킨 국제적 경험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미세먼지 문제를 협의하고 중재할 능력을 갖춘 점을 언급했다. 특히, 국내에서 진보와 보수 모두에 신망이 두텁다는 점도 강조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대목이다. 일각에선 진보와 보수 모두에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이날 문 대통령이 즉각 수용 지시를 내리고 반 총장을 기구의 위원장으로 모실 것을 지시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세먼지는 보수 진보를 떠나 초당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로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이 점에서 이념의 스펙트럼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 보다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를 맡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도층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민주당(37.2%)과 한국당(30.4%)의 지지율 격차는 리얼미터 31주차 기준 6.8%로 좁혀졌다.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2주 연속 하락하며 46.3%이다. 때문에 손 대표의 제안을 즉각 수용하고 기구의 수장으로 반 전 총장을 내세우며 중도층을 다시 흡수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협치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석이조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반 전 총장측도 청와대의 위원장직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측근인 김숙 전 유엔대사는 며칠전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반 전 총장이 해외 출장중으로 주말 귀국하는데 귀국 후 청와대로 부터 구체적인 구상과 설명 들은 후 어떤 역할할지 결정할 것이다. 다만 이런 제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내고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구성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미세먼지 대책에는 이념도 여야도 있을 수 없다앞으로도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