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 vs 빅딜간극 커 접점 찾기 난항

최선희 부상 , 핵실험 중단 여부 곧 결정

폼페이오 과 비핵화 협상 계속 되길 바래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페이스북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한반도 비핵화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막을 내리면서 북미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기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다. 게다가 곧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 여부에 대한 중대 발표를 앞두고 있어 전 세계 이목이 그의 입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자 미국이 우리와 매우 다른 계산법을 갖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책임을 미국측으로 돌리고 있다. 북한측 움직임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 징후가 포착되는 등 1,2차 정상회담 이전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면아래 있었던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면에 부상하며 연일 북에 선 비핵화 없인 제재 해제는 없다는 강경발언을 넘어 연이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과 생화학무기 등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단계적 접근방식이 아닌 일괄타결 방식을 꺼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간 서로 원하는 것을 알았기에 이제부터가 비핵화 협상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북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북미는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은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 ‘초강수압박 핵 미사일 카드 만지작

AP통신 발 보도로 알려진 북한 최선희 외무부 부상의 기자회견은 이같은 기싸움을 엿볼 수 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부 부상은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들과 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긴급 기자회견에서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차 북미회당)당시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비타협적인 요구로 미국의 태도가 강경해졌다이들이 적대감과 불신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2차 북미회담의 노딜로 끝난 것이 북한 책임이 아닌 미국 외교 안보라인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고 말해 양 정상간의 신뢰는 해치지 않은 것으로 수위 조절에 나섰다. 이는 1,2차 북미정상회담 진행방식인 톱다운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3차 북미정상회담도 경우의 수로 남겨놓고 미국의 의중을 떠보겠다는 계산이다.

최 부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계속 유지할지 곧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최 부상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 최고위 김 위원장의 허락 없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의중으로 비쳐진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이에 상응조치로 내건 대북제재 완화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 부상은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같은 기회(a golden opportunity)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5개월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해왔다. 따라서 조만간 김 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대화 기조로 갈지, 싱가포르 회담 이전 강대 강 대치로 전환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부상 주장 반박하고 약속이행 대화 강조한

한편, 미국도 최 부상 주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취재진에게 볼턴 국가안보좌관은 북 최 부상의 주장에 대해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며 한국의 카운터파트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화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도 원하고 있다. 다만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만약 (미사일)시험을 본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빈손회담으로 끝났음에도 어떻게든 대화국면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원하는 스몰딜방식과 미국측이 원하는 일괄타결 빅딜방식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지금으로선 대화 기조를 이어갈지라도 방식 차이 간극이 커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북한은 앞서 요구사항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다고 못 박으며 벼랑끝 전술을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에선 현재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총대를 메고 대북압박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어 북미간 물밑에선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다시 일선 후퇴로 내려가지 않은 이상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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