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향년 70세로 세상과 작별
“3년 달라”외친 박삼구에 냉정한 채권단

박삼구 회장(사진, 좌), 고 조양호 회장(사진, 우)  [사진 / 시사프라임DB]
박삼구 회장(사진, 좌), 고 조양호 회장(사진, 우)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이번주 재계는 항공업게 두 거목인 고 조양호 회장과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집중됐다.

조 회장은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회장직을 내려놓고 아시아나항공 살리기에 올인한 박 회장의 몰락이다.

조 회장은 지난 8일(월)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조 회장의 사망 소식에 정재계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간 항공업계에서 남간 발자취를 열거하며 애도를 표했다.

조 회장은 1949년 3월 인천에서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2002년 부친인 고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후 2003년부터 한진그룹 회장직을 맡아왔다.

올림픽과도 남다른 인연이 조명된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 동계올림픽 개최의 숨은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09년 2018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 선정된 이후 그룹 차원에서도 국가 올림픽 행사 유지를 위한 지원에 힘썼다는 평가다. 미국 LA 한 병원에서 별세한 조 회장은 별세 나흘 만인 12일 새벽 4시 4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운구돼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안치됐다. 현재 정재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로 매각으로 내몰리고 있다. 박 회장은 회장직 사퇴와 함께 경영권을 내려놓겠다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하며 5000억원 자금을 지원해달라 읍소했지만 단칼에 퇴짜를 맞았다. 이는 박 회장에 대한 채권단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조차 박 회장에 대해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른지, 달라진다고 기대할 만한지를 감안해서 (채권단이) 판단할 것“이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한 마디로 ‘믿지 못하겠다’는 발언으로 박 회장 일가에 대한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미흡한 자구안’과 바닥에 떨어진 박 회장의 신뢰로 금호아시아나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5000억원 긴급 수혈이 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절차나 M&A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공교롭게도 두 항공사가 최대 위기에 놓이면서 국내 항공업계는 양대 항공사의 3세 경영에 이목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무게가 실리지만 상속세 납부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속세만 최대 2000억원 안팎으로, 재원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박 회장의 아들은 박세창 아시아나IDT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채권단은 박 회장 일가가 그룹 경영에 손을 떼라고 압박하고 있어 현재로선 3세 경영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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