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 롯데카드의 4배
항공 방위산업‧관광 상품 개발 등 시너지 효과
롯데카드 철회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 드러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발을 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항공 방위산업과의 시너지, 항공과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 하늘길을 제패할 수 있는 국제적 위상까지 김승연 회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다. 당초 롯데카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 본 입찰은 기정사실화 분위기였다. 한화생명은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TF를 구성하고 롯데카드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카드사는 없다. 유통사 인프라를 갖고 있는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예상됐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물건으로 나오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일각에선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하공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항공 방위산업과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져 카드사 수익구조가 악화될 것이란 분석과 금융위가 지난 9일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을 발표한 것과 맞물려 아시아나항공 매물이 나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다. 예상대로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본 입찰에 발을 뺐다.

일단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 실적과 브랜드 위상 등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연결기준 매출 1조7176억원, 영업이익 1452억원, 순이익 111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엔 매출 1조9735억원, 영업이익 1032억원, 순이익 469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준 대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 7조1839억원, 영업손실 282억원, 순손실 1959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17년엔 매출 6조5941억원, 영업이익 2456억원, 순이익 262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올렸다. 외형 덩치만 보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이 롯데카드의 4배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항공기 엔진 부품을 제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두고 있어 시너지가 효과가 예상되는 것 외에도 한화호텔&리조트 자회사도 두고 있어 관광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

김승연 회장은 항공 산업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를 통해 160억원을 에어로케이에 투자했다. 결국 항공운송사업 면허가 반려돼 투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다만 항공업계가 유가 영향에 따라 수익이 요동치는 만큼 리스크가 항상 존재해 있고, 부채가 상당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상가만 1조5000억원이다.

김승연 회장은 고 조양호 회장 빈소를 찾은 뒤 취재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시 한화그룹도 “계획한 바 없다”고 했다.

이후에도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본지에 기존 입장을 계속 고수하며 말을 아꼈다. 실제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강력한 인수후보자였던 한화그룹이 갑자기 롯데카드 인수전에 발을 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M&A 승부사로 통하는 김승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현재로선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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