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신뢰할 만한 자구안 제출로 당초 5000억원의 3배 규모 이상 지원
합병 전제 금호고속에 1300억원 지원…매각 주간사 선정한 뒤 2개월 실사

금호아시아나항공.  [사진 / 시사프라임DB]
금호아시아나항공.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정부와 채권단은 23일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1조6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금호고속에도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지원되는 자금은 총 1조7300억원이다.

이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단에게 요청한 50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정부와 채권단이 이같은 대규모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금호아시아나의 자구안이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제20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신뢰할 만한 자구안 마련이 문제해결의 기초를 제공했다"며 "자구안의 착실한 이행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와 관계 기관 등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인 박삼구 전 회장이 M&A 동의를 포함한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이 대규모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연내 매각에 나선 판단이 작용했다. 

홍 부총리는 "수익성 낮은 노선의 폐쇄 등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금년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M&A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채권단의 지원의 구체적 방안에 따르면 자금은 영구채 5000억원, 신용한도(크레딧 라인) 8000억원, 보증한도(스탠바이 L/C) 3000억원으로 지원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영구채 5000억원을 발행하면 산은 등 채권단이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수혈(신규자금)'을 하는 방식이다. 

신용한도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바로 자금을 지원해주는게 아니라 나중에 긴급하게 자금이 부족할 때 한도로 정한 8000억원 내에서 지원한다. 또 항공기 운용리스 등 항공기 금융 관련해서 보증 한도로 3000억원을 제공한다. 

이외에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금호고속에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금호산업 주식(45.3%)에 대한 담보부 대출 지원이다. 이번 자금 지원은 산은과 수은이 7대 3 정도의 비율로 나선다.

최대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번 자금지원은 당면한 유동성 위기 해소뿐 아니라 시장에서 신뢰를 높여 매각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다”며 ”지원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많게 보일 수도 있으나 안정적인 매각작업 진행을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금호측은 이르면 다음주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MOU를 맺을 예정이다. 

만에하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권리를 활용해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 상표권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33.47%에 대해 구주 매각과 제3재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다음 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2개월가량 실사를 통해 본격적인 매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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