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연구개발에 703원, 시설투자에 60조원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인력 1만5000명 채용
국내 중소 반도체업체 협력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삼성전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가 비(非)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비메모리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투자기간은 2030년까지로 133조원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쓰인다. 전문인력 고용 예상 규모는 1만5000여명이다.

삼성전자가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로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시스템반도체로 불리는 비메모리반도체 대규모 투자에 나선 데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1월 이재용 부회장이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지 3개월 만에 구체적 로드맵이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가 D램,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비메모리분야는 추격자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분야에서 6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지만 비메모리분야는 3%로 극히 미미하다. 대표적인 비메모리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모바일 AP,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텔과 퀄컴,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인텔은 PC용 CPU(중앙연산장치)에서 압도적인 1위를, 퀄컴은 세계시장의 60%를 장악한 스마트폰·태블릿용 AP(응용프로세서)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서는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여기에 탑재되는 비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시장이 70%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메모리 시장은 30%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비메모리반도체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메모리는 설계 능력이 성패를 좌우할 만큼 칩 설계가 관건이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같은 인력들이 필수로 꼽힌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에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133조원 투자, 1만5천명 직접고용

투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대용량 집적 회로)에 집중된다. 연구개발에 파운드리 40조원, 시스템LSI 33조원 총 73조원이며, 시설투자로 파운드리 58조원, 시스템LSI 2조원 총 60조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R&D 투자금액이 73조원 규모에 달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생산시설 확충에도 60조원이 투자돼 국내 설비‧소재 업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인력 1만 5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9(9820).  ⓒ삼성전자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9(9820). ⓒ삼성전자

◆국내 중소 반도체업체 협력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시스템반도체 특성상 삼성전자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국내 팹리스 업체를 지원하는 육성 계획도 담겼다. 이를 통해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중소 팹리스 고객들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IP, 아날로그 IP, 시큐리티(Security) IP 호혜적 지원, 삼성전자가 개발한 설계/불량 분석 툴(Tool) 및 소프트웨어 지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 완화로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 지원, MPW 프로그램을 공정당 년 2~3회로 확대 운영,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 기업) 업체와의 외주협력도 확대 등 삼성전자의 체질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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