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조여 오자 내부 동요 막고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지자 기강 잡기
정부 일자리 정책에 투자 고용 의지 채자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삼성전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서 주재한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공개한 것을 두고 내부 기강을 잡고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을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 대비 반토막 났다. 2분기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대내외적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내부 동요를 막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회의를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현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보조를 맞춰 일자리 창출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경제 수출의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흔들릴 경우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검찰 수사로 인한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전사 역량을 모아 현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이날 강조한 것은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가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초격차’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에 그는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에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발언만 놓고 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화웨이가 타격을 받을 경우 삼성전자가 득을 볼 것이라는 관측에 오히려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진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실적이 악화됐다 하더라도 투자와 고용 계획을 미루지 말고 추진하라는 메시지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하고, 동시에 수백 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며 “경여진도 공감하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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