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중 무역협상 다음날 국내 재계 총수 이례적 회동
트럼프 화웨이 제재완화 가능성 시사에 일종의 ‘청구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을 갖고 있다.  ⓒYTN캡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을 갖고 있다. ⓒYTN캡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국내 재계 총수 및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대미투자를 적극 독력했다. 이날 화웨이 제재 동참 언급은 없었지만 대미 신규 투자를 촉구한 것을 볼 때 ‘반대급부’를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회동을 갖은 대기업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LG그룹 권영수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20여명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롯데그룹의 미국 투자를 언급하며 “오늘 자리에 신동빈 회장이 함께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서 3조6000억원 투자하기로 해주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경험이 있는 재계 총수는 신 회장이 유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계 총수 및 기업인과 회동을 갖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 회장의 대미 투자를 언급한 것은 이날 참석한 재계 총수들도 대미 투자에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읽혀진다. 특히 재계 4대 그룹 가운데 삼성 및 SK, LG그룹은 앞서 대미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또 다시 투자에 나설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 중이다.

이번 대미 투자 언급은 미중 무역협상과 연관돼 있다.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일부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의 반(反)화웨이 동참 강요가 누그러진 것으로 화웨이와 관계있는 기업들에겐 ‘희소식’임에는 분명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29일 미중 무역협상 이후 다음날 한국을 방문해 재계 총수와 회동에 대미 투자를 요구한 것은 화웨이와 관계를 갖고 있는 기업을 향한 것 아니겠느냐”며 “미중 무역협상으로 반 화웨이 동참 강요를 하지 않은 성과에 대한 일종의 청구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남에서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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