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SK하이닉스 실적.  ⓒSK하이닉스
2분기 SK하이닉스 실적. ⓒSK하이닉스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영업이익은 2016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실적 악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D램·낸드플래시 생산량 및 투자금액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결기준 2분기에 매출액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  순이익 5,370억원 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같은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89% 감소했으며, 지난분기와 비교해도 53%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정망친 7441억원 보다 1000억원 이상 적은 수준으로, 2016년 2분기(4천529억원)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다. 

실적 하락 원인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늘었다. 그러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D램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했다. 

하반기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지난 분기(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D램·낸드플래시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를 4분기부터 줄이기로 했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인다.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투자금액은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이란 게 SK하이닉스측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장기적으로 생산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일부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로 재고 확보를 하고 있다"며 "공급 다변화 등으로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글로벌 무역 분쟁 지속과 데이터센터 수요 둔화 등으로 메모리 수급 악화가 지속했다"며 "적극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시황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한 점은 향후 메모리 수급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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