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유승민계와 통합 안하면 한국당 미래 없어”
문병호 “바른미래당을 또다시 스토킹했다” 격양
김진태 “숨이 붙어있는 당 또 쪼개져야 되겠느냐”

7일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모습.  ⓒ국회기자단 김진혁 기자
7일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모습. ⓒ국회기자단 김진혁 기자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에게 통합하자는 ‘러브콜’을 보내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개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되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선 정개개편 중심에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양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안력 싸움이 본격화되면 분당 수순으로 들어가는 때가 정개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바른미래당의 행보에 따라 내년 총선 지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어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분당 시기가 언제이냐가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중이다. 분당에 앞서 현 당권파인 손학규 대표 체제와 비 당권파간 중 누가 최후 승자가 되느냐가 바른미래당 앞날 뿐 아니라 보수통합 여부까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새삼 주목되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유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시점과 관련해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나가야 정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통합에 있어 현 손 대표 체제가 교체되거나 혹은 탈당하는 시점이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바른미래당의 손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한 통합은 쉽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당권파가 손 대표 퇴진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게 한국당과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보수통합과 관련, 나 의원이 유 의원을 언급한 것은 내년 총선에서 보수통합 없이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한 몫 한다. 당 지지율이 한동안 30%를 유지하다 ‘친일 프레임’에 갇혀 20% 중반대로 하락하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바른정당계, 안철수계와의 통합으로 보수통합을 이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민 전 대표.  [사진 / 박선진 기자]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민 전 대표. [사진 / 박선진 기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유 의원에 ‘러브콜’을 보낸 것과 관련,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우파 가치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유 의원과의 통합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나 원내대표 주장대로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과 통합은 가능할까에 대해선 손 대표 체제 지속 여부와 한국당 내부에서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느냐가 중요한 열쇠로 보인다.

유승민 전 대표는 통합과 관련,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은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유 전 대표는 “저는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당권파가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것을 염두에 사태 진화 차단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 발언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그야말로 격양된 분위기다.

7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는 문병호 최고위원  ⓒ국회기자단 김진혁 기자
7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는 문병호 최고위원 ⓒ국회기자단 김진혁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안철수·유승민 두 분도 내년 총선에서 같이 하자며 바른미래당을 또다시 스토킹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스토커 노릇을 계속한다면 한국당을 상대로 ‘접근금지 신청’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시대착오적인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임 사무총장은 “나 원내대표는 죄송한데 잠꼬대 같은 말을 더 이상하지 말고 한국당이나 제대로 추슬러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는 어떠한 경우 일이 있어도 바른미래당을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무총장 발언은 당권파가 물러난 일은 절대 없을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비당권파가 요구하는 손 대표 퇴진은 없다고 못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도 유 의원과 통합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강경 보수 성향인 김진태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월권이고 개인의견”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당내의견이 전혀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저렇게 불쑥 개인의견을 던지는 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분(유승민 의원)은 그냥 가만두면 된다. 오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분을 자꾸 건드려 몸값만 높여줄 필요가 없다”며 “우파통합은커녕 그나마 겨우 숨이 붙어있는 당이 또 쪼개져야 되겠느냐”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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