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격돌 설명서 "위기를 기회로"
한·일 격돌 설명서 "위기를 기회로"
  • 한상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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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극복의 대상인가, 협력의 동반자인가? 
한·일 갈등이 다시 도진 과거사를 둘러싸고, 안보와 경제적 협력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점검하면서 사회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할 시점이다.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에 맞서 이길 수 있는 진정한 극일(克日)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되새겨야 한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은 유별나다. 국가 간 스포츠경기에서도 다른 나라에는 지더라도 일본만은 꼭 이겨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흥분한다. 과거 일본이 35년 동안 한국을 지배한 데 대한 한국인들의 분노와 치욕감이 세월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진정한 자존심 회복은 되돌릴 수 없는 과거사에 매달려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치욕을 잊지 않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면서 물질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일본을 압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길은 한국이 그런 과거사를 관통한 이유에 대한 철저한 내부 성찰을 바탕으로 '강건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이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믿고 싶다. 우리는 수많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절망을 희망으로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 

지난 8·15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홀로 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아무 쓸모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야 함은 아니지만, 경제전쟁에 일부 인사들이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침묵하는 것이 여간 아쉽다. 특히 지식인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실천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식인들이여! 저 오만방자한 아베와 일본의 잘못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목소리를 높이자!

전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냉전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미·일동맹의 하부구조로 강요되었던 한·일동맹이 사실은 매우 불편한 동거였으며, 이대로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만남이 이루어졌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해빙이 시작된다'고 환호하던 바로 다음날 일본의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고, 결국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배제했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이후 더 연장하지 않기로 하자 미국 정부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아베 정부가 '한·일 관계를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외교적 패착을 둔 상태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는 일본에 기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은 과거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애치슨라인 때부터 미국이 한국을 홀대해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GSOMIA는 탄생부터 비정상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12년 6월 처음 GSOMIA 체결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협상부터 합의까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 탓에 밀실행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결국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며 서명 한 시간을 앞두고 무산됐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임박한 무렵에 GSOMIA는 다시 추진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한미일 삼각 공조를 하루빨리 만들려는 미국의 입김으로 GSOMIA는 재추진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되고 말았다.

GSOMIA는 한미일 동맹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동북아 질서 유지의 주도권을 쥐려는 미국, 한국을 활용하여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전쟁 가능한 국가로 돌아가려는 일본, 두 국가의 이해관계가 낳은 산물이다. 사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안보와 관련된 게 아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과 보수 언론은 GSOMIA 종료로 인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안보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한미 동맹은 7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GSOMIA는 한미 동맹을 뒤흔들 결정적인 문제가 아니다. GSOMIA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아니다. GSOMIA 종료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GSOMIA 종료는 경제 보복을 한 아베 정권을 향한 전략적인 경고다. 미국에 아무리 '동맹 관계라도 국익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밝히고 한일 문제에 일정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 치킨게임에서는 차 문에 옷자락이 걸려 탈출하지 못하고 자동차와 함께 절벽으로 추락한다. 이제 NO! JAPAN!은 범국민적 분위기로 효과가 일본 내부에서 서서히 나타난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근대사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고, 진정한 극일(克日)의 길이 무엇인 지를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이 도발한 경제 전쟁에서 한국이 극복해야 할 문제점을 오히려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소재 부품 산업 뿐 아니라 미래 경제 패권전쟁과 외교·안보 등에서 이기기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를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

'일본'이라면 한국인의 정서에는 깊은 '한'의 정서가 뿌리 깊게 남아있다. 그런데 일본의 총리가 위안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강제징용자 배상문제로 정치적인 경제 보복 조치를 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NO! JAPAN!'은 이제 범국민적으로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작금의 불매운동은 단순한 반일이 아니며, 극일(克日)을 앞세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지속된다. 국민의 자발적 일본 불매는 3권의 분립에 터전을 둔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려는 처절한 방어권 행위다. 일본 불매의 주력은 젊은 세대며, 언론은 일본 불매 운동의 헌법적 의미를 적확하게 포착하고 대응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 

일본 아베 총리의 정치적 경제보복조치에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들이 고통 받는 현실에 전 국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국민 개개인들은 스스로의 영역 안에서 ‘NO! JAPAN!’을 실현한다. 일본 맥주를 외면하고 유니클로를 거부하고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자신의 렉서스 차량을 부수는 등 국민들은 각자의 현실에 맞게 일본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마트 근무 노동자들이 '일본제품 안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고, 택배 노동자들이 '유니클로의 배송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일본 규탄과 함께 예정된 일본 방문을 취소했고, 전북 장수군 군민들과 세종시 시민단체들도 공개적으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심지어 광주에서는 광덕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일본의 부당성을 외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의 대외무역 의존도, 취약한 국내 수요 기반, 대기업과 영세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부실한 기업생태계, 이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우리나라는 대외적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국가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공급 부문의 중장기적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수요 부문의 역할은 무시되어 왔다. 

보다 능동적인 소비자의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리적 소비자 주권행사를 통한 참여와 집단지성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 정부의 반한기조로 확산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이러한 소비자 참여와 집단지성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힘, 탄탄한 국내수요기반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자국 상품 애호’라는 일본 국민의 자율적 소비자 주권의 역할이 크다. 규모로 세계 최상위권인 자동차시장, 일본의 수입차 판매 비중은 아직도 5.8%에 불과하다. 국산차의 품질 경쟁력이 일본과 맞먹는 최고 수준임에도 16.8%를 기록한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동일본대지진과 원자력발전 사고의 악재를 극복하고 관광수지 흑자와 세계 4위의 관광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도 국내수요기반이 역할을 했다.

우리의 관광수지는 10년 넘게 적자행진을 지속했다. 우리는 해외관광을 지나치게 선호하는 것 같고, 우리가 관심을 끊은 많은 국내 관광지들이 황폐화되고 있다. 고용이 전체 고용의 7%에 가까울 정도로 관광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고 한류 문화상품의 인기를 감안할 때 그 성장 잠재력 역시 크다. 이런 관광산업이 성장하려면 국내관광이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우리 노동자와 농어민과 상생협력을 추구하는 윤리적 소비가 확산된다면 국내수요기반이 강화되고 중소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간의 상생협력이 정착되기 위해서도 소비자 주권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협력업체들에 대한 불공정한 납품단가 강요와 부당한 기술탈취를 일삼는 기업을 처벌하고 상생협력을 확산하는 기업을 보상하는 윤리적 소비자 주권 행사가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상생협력을 앞당길 수 있다.

최근 일본상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산품 수요와 국내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8월 통계는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개선되었고 상용근로자도 49만 명 이상 증가하여 고용의 질 개선도 뚜렷했다. 윤리적 소비를 통한 소비자 주권 행사가 한·일 경제 전쟁이라는 위험 국면을 구조개혁의 호기로 전환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근거 없는 소문이나 가짜뉴스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기업도 있다.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주류는 온라인상에서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공지하고, '경월소주'에서 출발한 제품 역사를 담은 유인물과 현수막까지 제작해 주요 상권에 배치했다.

위기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라 소도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우를 범할 것이다. 위기는 피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우리가 이번에 경제체질 개선과 매국 청산 등 내적으로 정비를 해야 한다. 굴복하지 않고 온전한 자리매김을 위해 지금 우리는 강한 마음을 먹고 더불어 손잡고 나가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자 문명이었던 중국의 흡입력을 5000년간 버텼고, 대륙을 넘보는 일본의 잦은 침략을 견뎌냈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민족이 두 동강 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평화를 추구해 오늘의 위치에 이르렀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두 번째 칼을 뽑아 들었다. 18일 오전 0시를 기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본을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관보를 통해 확정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뺀 일본에 대한 상응 조치다. 정부는 지난 3일까지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 등 고시 개정을 위한 사전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보복 조치"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참으로 어이없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개정안은 기존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해 일본을 비(非)백색국가 수준의 규제를 받는 '가의2'로 분류하고 있다. '가의2' 지역에 속하는 나라는 일본 한 곳뿐이다. 정부는 4대 국제수출 통제체제 가입국 가운데 기본 원칙에 맞지 않게 제도를 운용하지 않은 나라를 '가의2' 지역으로 넣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일본의 불화수소를 비롯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대(對)한국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제 한일 간 경제 분쟁은 공식적인 국제 사법절차의 심판을 받게 됐다. 

WTO 제소 절차가 결론을 내려면 짧아도 2년이고, 상소 등으로 이어지면 3년도 걸린다. 백색국가 제외 건에 대해서는 일본도 맞제소하는 등 확전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든 소송이 언제 끝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수출규제로 우리 기업들이 부품 조달에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 

정부는 역사 갈등을 이유로 경제보복을 취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일본의 부적절한 수출 통제에 따른 조치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또 이번 개정 이후에도 '일본이 원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국제공조가 가능한지를 토대로 고시 개정을 한 것이고 일본은 정치적 목적에서 규제 조치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목적과 취지가 근본적으로 다르며, 이번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은 정상적인 국내법, 국제법 절차에 따라 제도를 개선한 것이어서 WTO 제소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조치를 WTO 협정 의무 위반이라고 보는 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을 특정해 포괄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은 차별금지 의무, 특히 최혜국대우 의무 위반이다. 두 번째로, 사실상 자유롭게 교역하던 3개 품목을 각 계약 건별로 반드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고 어떤 형태의 포괄허가도 금지한 것은 수출제한 조치의 설정·유지 금지 의무 위반으로 본다. 세 번째는 정치적인 이유로 교역을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무역 규정을 일관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의무에 저촉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출입 통제를 통해 일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우선적인 규제 품목으로는 일본보다 경쟁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5G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에 대한 수출 통제가 자칫 대일 수출 기업의 비용과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수익성이 낮고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고시 개정이 우리 기업에 부메랑이 되지 않도록 예산·세제·금융 지원과 대체 수출 선 확보 등 실질적이고 섬세한 대응이 필요하다. 벌써 두 달 넘게 끌어온 한일 양국 간 경제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파장이나 피해를 상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계 모두 한마음으로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지만, 새로운 소재·부품 관련 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개발에서부터 제품 양산화까지 다양한 연구주체들의 협업과 우수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일본의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9일 우리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응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연구개발 및 투자전략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총 5조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여 일본 의존도가 큰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자동차산업에 필요한 핵심소재, 부품 및 장비 등 100여개를 국산화 또는 자립화하겠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비교적 취약했던 국내 소재·부품·장비 관련 분야에서 풀뿌리 산업기술 개발을 꾀하는 방식으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향후 우리 산업분야의 기술 국산화·자립화를 이루는 일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연구인력 양성 등 기술개발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고, 동시에 산업계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 수요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 R&D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OECD국가 중 GDP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의 연구비를 투입한 덕분에 우리나라는 많은 원천기술들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원천기술이 실험실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술 자립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술의 생산자인 연구자와 수요자인 기업 사이의 유기적 연결고리를 구축해 선진 연구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한일관계는 1965년 양국 수교 이래 한국과 일본은 비교우위에 따른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무역을 통해 성장해왔다. 반도체 소재 분야는 일본기업이 비교우위를 통해 한국기업에 공급하고 D램·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완성품은 초정밀 기술력을 가진 한국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 망을 형성해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이번 경제 분쟁을 한일 양국뿐 아니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공멸로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근시안적 결정이라 우려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하지만, 기업은 늘 위기에 놓여 있기 마련이다.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사람'이며, 위기를 위협으로 여기고 회피하면 관리자에 불과하고, 변화의 기회로 보면 기업가다.

한국 경제는 기업가들의 혁신으로 위기 때마다 활로를 찾았다. 1990년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건설 산업의 혁신 기회가 됐고, 글로벌화가 시작되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을 건립하고 싱가포르에서 9년 연속 건설대상을 수상하였다. 삼성건설은 아랍에미리트 부르즈 칼리파 빌딩 완공 등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1997년 IMF위기는 대기업 혁신의 기회가 되었다. 아날로그 기술을 디지털 기술로 혁신하면서 삼성전자는 소니를 추월해 반도체 세계 1등이 됐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의 품질혁신의 기회로 삼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견기업들에 큰 위기가 되었지만, 주성엔지니어링 고영테크놀러지 아모레퍼시픽 셀트리온 등과 같이 신시장과 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서는 기회가 되었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말이 또 나온다면, 경제주권 독립과 중소기업 기술을 혁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조립생산의 단순 파트너에서 아이디어 창출의 원천으로 변신해야 한다. 기술과 혁신 방식을 기존의 경쟁기업과 경쟁하는 방식이 아닌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혁신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강점인 '스마트 아이디어'와 '스마트 공장'에 의한 미래기술로 승부해야 한다. 

전통적인 기업의 생산요소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노동ㆍ자본ㆍ토지 운용방법으로 바꾸어야 한다. 종업원을 힘에 의한 하드파워의 노동자가 아닌 아이디어와 창의성 중심의 소프트파워 사람으로 대우해야 한다. 미국의 성장하는 기업들은 젊은이로부터 힘의 노동이 아닌 그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후하게 평가해 주고 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지난여름 방학에도 아이디어 있는 대학생들을 인턴으로 구하기 위해 미전역  대학을 찾아 다녔다. 

자본의 개념도 바꿔, 기계ㆍ설비ㆍ원료를 구입하는 실물로서의 자본을 넘어 미래의 기회에 투자하는 모험적 자본(벤처캐피털)으로 변신해야 한다. 토지의 개념을 바꿔, 물리적 토지가 아닌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토지의 시대가 오고 있다. 부동산으로서의 토지에만 투자하던 시대에서 온라인과 클라우드에 투자하고 활용하는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대일 경제전쟁에서 '토종 풀뿌리' 기업을 이끌고 기술 자립을 주도할 주인공은 '기업가 정신'이다. 탐욕적 자본가와는 차별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혁신 영혼을 가진 이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양극화, 진영논리, 고정관념에 빠진 한국의 출구도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중시하는 기업가 정신의 고양에서 찾을 수 있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부품·소재 수출규제가 본격화된 7월 1~20일까지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1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6월 일본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라 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앞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이 제한을 받으면서 수출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일본 수출은 8월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2% 줄었다. 대일본 수입도 감소했다. 일본 자동차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맥주 수입은 무려 95%가 줄었다. 일본으로 여행하는 한국인의 수도 줄었고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본 기업도 나오고 있다.

2018년 10월 30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불만을 엉뚱하게 수출규제의 형태로 표출한 지난 7월 4일 이루어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우리에게는 매우 황당한 처사였다. 일본 측은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 고위 인사들의 언급이나 대응 등을 보면 징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하다. 

1965년 한일조약 및 여러 협정 체결 당시 양국 정부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류하고, 애매하게 처리하며, 강하게 밀어붙여 '타협의 산물'이었다. 한국 (강제)병합 조약을 포함한 옛 조약 및 협정의 합법성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는 그 조약과 협정을 '이미 무효'라고 표현했다. 정부 간 외교적으로 처리됐고 무라야마 담화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의해 보완됐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청구권협정 해석으로, '일본 기업에 대한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이다. 대법원의 판단은 2005년 정부가 밝힌 입장에 배치되지 않는다.

정부는 2005년에 40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한일회담 문서를 토대로 강제동원 피해보상 및 무상자금의 성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의 법적 배상·보상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정부는 고통 받은 역사적 피해사실에 근거하여 정치적 차원에서 보상을 요구했으며, 이러한 요구가 양국 간 무상자금 산정에 반영됐다고 보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강제동원 자체의 불법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협정에 의해 소멸되지 않았으므로 피해자 개인이 일본을 상대로 법적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 문제는 당시 한국인도 일본 국민이었으므로 원래 법적으로 책임질 것이 없는 사항이나, 한국 정부가 피해보상을 요구하였기에 다시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 금전을 지급하였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청구권협정에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샌프란시스코조약 제4조(a)에 규정된 것을 포함하여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된다"고 쓰여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한·일관계가 경색된 원인으로 어떤 이들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들지만, 이것은 단순히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기업이 1억 원 씩 배상하라’는 판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라는 시대의 목소리이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구호가 말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한·일 양국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역사적 판결이 되었다.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해 역사 문제를 경제제재로 풀 수 없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나 피해자(한국)가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다 하더라도 가해자(일본)는 겸허하게 대해야 한다. 최근 급격히 우경화하고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주변국들에 큰 우려를 사고 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주전장(主戰場)>에서 아베 정부의 각료는 물론 자민당 의원 중 많은 수가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회의의 대표위원 가세 히데아키는 "중국은 조만간 붕괴할 것이고 그러면 한국은 일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세상에서 가장 친일적인 훌륭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정말 귀여운 나라예요. 버릇없는 꼬마가 시끄럽게 구는 것처럼 정말 귀엽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그의 몰상식에 소름끼치며 분노한다.

아베 신조 일본국 총리가 극우 보수성향의 측근들을 내각 등에 전면 배치했다. 한국에 대한 경제 도발을 주도하고 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부정하는 인사들이 중용됐다. 한국인을 위안부로 불법 동원하거나 강제 징용한 사실을 부정한 인사, 야스쿠니 신사를 반복적으로 참배해 온 사람, 한국인을 혐오한 자들이 대거 내각에 참여했다.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려는 자들 역시 자민당 요직에 자리를 잡았다.

아베가 단행한 내각 개편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략을 정당화하고 이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나아가 한국과 아시아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침략할 수 있는 헌법 조문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일본국 헌법은 전문에서 ‘정부 행위에 의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결의하고 이에 반하는 일체의 헌법을 배제한다’고 명시했다. 아베의 행위는 주권재민과 기본적 인권의 향유를 선언한 일본국 헌법에 반한다. 아베 총리는 스스로 반헌법주의자라는 사실을 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대한민국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깔아뭉개라고 요구하는 일본국 아베는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다. 한국을 경제적으로 침략하고 향후 군사적으로 침탈하려고 예비하는 전쟁주의자로 볼 일이다. '영구히 전쟁을 포기하고 군비와 교전권을 부인한다'고 규정한 일본국 헌법 제9조에 비출 때 아베의 행보는 일본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아베 내각의 행위는 자국의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이웃 나라의 지엄한 헌법까지 짓밟으려는 처사다. 

아베 신조 총리는 참의원 선거 공시 전날인 7월 3대 조치를 줄 수 없다”고 '혼네(本音·진짜 의미)'를 밝혔다. 7월 22일에도 "최대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신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참의원 선거에 이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인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이 "오모테나시는 '손님을 마음으로부터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손동작에 맞춰 한 음절씩 끊어 말한 '오. 모. 테. 나. 시.' 연설이 화제를 모았다. 다키가와는 지난달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결혼을 발표했다.
  
그렇게 유치한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1년이 채 안 남았지만, 줄곧 지적돼온 폭염 등 날씨 대책을 좀체 찾지 못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도쿄의 날씨조건은 최악이다. 그나마 작년보다 나았다는 올해 도쿄 도심의 최고기온은 모두 30도를 넘었다. 그중 6일은 35도 이상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평균기온이 27도,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24도였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지난 13일 조정 시범경기가 열린 경기장 관중석에 인공 눈을 뿌리는 실험을 했지만, 관중석 온도는 별반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이 이뤄진 수상경기장은 예산 문제로 관중석 절반만 지붕을 설치했다. 지난달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오픈워터 시범경기에선 화장실 같은 악취가 났고, 파라트라이애슬론 시범경기에선 상한의 2배를 넘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방송중계권 수입 때문에 7~8월 개최를 요구한 IOC에도 문제가 있지만, 일본 측 대응에는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 많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유치신청서에 "이 시기는 맑은 날이 많고 따뜻해 선수에게 이상적인 기후"라고 했다.

아베 신조 정권은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삼을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복구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2013년 도쿄 올림픽 유치 연설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언더 컨트롤"(관리 하에 있다)이라고 한 '정치 쇼'가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때 '욱일기를 경기장에 들고 오는 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일본 우익들의 '헤이트(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데모'에 등장하는 욱일기가 '평화의 제전'에 펄럭이는 장면을 기어코 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선 혐한 감정이 고삐 풀린 채 분출하고 있고, 아베 정권은 이런 분위기를 정권 부양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 후쿠시마 원전 문제에는 '철저한 반성과 책임, 자기혁신이 빠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림픽 명칭 앞에 늘 도시가 붙는 것처럼 올림픽 개최는 해당 국가의 영예라기보다는 도시의 영예다. 이는 특정 국가가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정치성을 띠는 것이 흔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은 시종일관 정치색이 짙게 드러난 사례다. 

올림픽 개최지가 되었지만 6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통제는커녕 더 이상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해양에다 버려야 한다’며 생떼를 쓰고 있다. 그린피스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의제로 다뤄지고 있지만, 일본은 오염수에 포함된 세슘 농도가 낮아 국제 사회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며 방출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발암과 기형 유발 우려가 있는 삼중수소의 처리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도쿄에서 200㎞이상 떨어진 후쿠시마에서 개최 예정인 야구와 소프트볼 선수들이 불안을 안고 제 역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도쿄올림픽을 정상화하려면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를 내려놓아야 한다. 이왕 그 곳에서 치러지는 경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후쿠시마의 쌀과 식재료를 선수들에게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당장이라도 거둬들이고, 해당 지역의 방사능 관련 정보도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후쿠시마 원전)에는 매일 원자로 내 핵연료 봉을 식히고 난 방사능 오염수가 쌓인다. 도쿄전력 자료에 따르면, 이런 방사능 오염수가 일주일에 약 2000~4000톤가량 만들어져 후쿠시마 원전(1~4호기)에 약 115만 톤(2019년 7월 말 기준)이 보관돼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11만 톤, '한국의 63빌딩 지상·하층을 모두 채우는 부피'라고 한다. 하루에 최소 170톤의 오염수가 유입되며 일주일 기준으로 2~4천 톤, 2030년까지는 200만 톤 이상 늘 것으로 예측한다.

방사능 오염수에 가장 우려되는 방사성 핵종들은 스트론튬과 세슘, 삼중수소이다. 핵사고로 최소 2백여 가지 이상의 방사성 물질들이 방출됐는데, 이중 약 60여 가지 이상의 핵종들이 방사능 오염수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반감기(어떤 특정 방사성 핵종의 원자수가 방사성 붕괴에 의해서, 원래의 수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적게는 십 수 년에서 수만 년에 달하기도 한다. 

도쿄전력은 방사능 농도를 낮추려 시도했지만 오염 정도를 해양 방출에 적합한 규제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데 실패한 사실을,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7년 이상 지난 2018년 9월이 되어서야 인정했다. 또, 2018년 9월 28일 다핵종제거설비(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ALPS) 처리 후 철제 탱크에 저장한 물 89만 톤 중 ‘약 75만 톤이 해양 배출 허용 규제치보다 높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도쿄전력의 평가에 따르면, 스트론튬은 안전 기준치의 2만 배 이상 보인 적이 있는데, 오염수의 80% 이상 스트론튬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방사능 오염수가 (ALPS) 처리 후 태평양 방류되어 희석된다고 할지라도 안전하다는 근거는 없고, 일본 정부도 이를 쉽게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숀 버니(Shaun Burnie)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지난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청간담회에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내놓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111만 톤을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방사능 오염수 계획을 물으며 항의했다. 지난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도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방류 심각성을 알리고 국제적으로 공론화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 원전 내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후케다 도요시 원자력규제위원장과 하라다 요시아키 환경상은 잇따라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버린다면 북태평양, 한국의 동해에도 영향을 미친다. 방사성 핵종은 해류를 따라 돌면서 지속해서 바다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킬 것이다. 한번 방류를 공론화하고 정책적으로 결정하면 오염수 방류는 일상이 될 것이다. 해양생태계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이 음식 섭취 등으로 사람의 인체에 투입, 흡수되면 건강상의 여러 위협이 될 수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앞으로도 수십 년 혹은 그 이상 오염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특히 원자로 노심의 용융(meltdown,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되어 내부의 열이 이상 상승하여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함으로써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일)으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준위도 지금보다 높아질지 모른다.

오염수의 증가와 여기 포함된 고농도 방사성 물질들은 처음부터 일본 정부가 통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저장 공간과 처리 기술 적용, 관리 등 천문학적 비용이 될 것이다. 태평양 방류가 가장 저렴하고 신속한 방법으로 고려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를 제대로 처리하고 있지 못한 지금 상태에서 유일한 효과적 해법은 방사능 오염수를 탱크에 중·장기적으로 저장하고 그 사이에 처리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뿐이다.

한·일 관계 악화로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48%나 줄었다는 소식에 일본 내에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 관광 의존도가 높은 규슈 등지에선 9월 들어 예약객 취소율이 더욱 높아져 지역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일본정부 관광국(JNTO)이 18일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30만 8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9만 3941명)보다 48.0% 급감했다. 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감소폭(-7.6%)의 6배에 이른다. 지난 1~8월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은 473만 3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한국인 여행자의 급감은 전체 방일 외국인 여행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감소한 252만 10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여행자 수가 감소한 것은 태풍과 홋카이도 지진 피해가 잇따른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한국인은 일본을 찾는 여행자 가운데 중국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8월에는 대만인이 42만 300명으로 한국인을 대체해 2위를 차지했다. 1위 방일객인 중국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늘어난 100만 600명이다.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 중 아사히와 요미우리,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인 관광객 감소를 1면 톱기사로 다뤘다. "한국으로부터 방일객 반감, 대(對)한국 식품 수출은 40% 감소"(아사히), "한국 방일객 48% 감소, 관계악화 영향"(요미우리), "방일 한국인 전달 48% 감소, 일·한대립 장기화가 영향"(마이니치)등의 제목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SNS에는 '여행지를 일본에서 다른 곳으로 바꿨다'는 투고가 많이 눈에 띈다. 여행지를 일본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는 고객에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저가항공사를 중심으로 일본과 한국을 잇는 노선의 운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여행객은 향후에도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벳푸·유후인 등 온천지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오이타현 내 호텔의 경우 지난달 한국인 관광객이 80%나 줄어든 곳도 있다. 특히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온천을 즐기러 오던 한국인이 이제는 '씨가 말랐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골프관광도 급감했다. 오이타현 기쓰키시에 위치한 벳푸골프구락부의 경우 이달 들어 한국인 예약객이 아예 사라졌다. 이 골프장 지배인은 "감소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설마 '제로(0)'라곤 (상상 못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단체관광객이 줄면서 취소 사례가 1200명분에 이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열풍이 두 달 보름째를 넘기고 있다. 초반 반짝하다 시들어버린 예전 불매운동과는 달리 그 열기가 오래 가고 있다. 여기에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좀처럼 풀리지 않는 한·일 양국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한 국민의 '응전 의지'를 확인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양국 민간 교류까지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 일본인 다수가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호불호'가 연령대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14∼15일 18세 이상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일 관계 악화로 경제나 문화 교류에 영향이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걱정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14%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고 42%가 '어느 정도 걱정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56%가 한일 관계 악화로 경제·문화 교류에 영향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기업의 68%가 순이익이 작년 같은 분기 대비 줄었다. 순이익 감소 업체 비율은 세계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2분기 이래로 가장 높다고 한다. 일본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등으로 인한 제조업 매출 하락과 지방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일본 내 반발도 만만찮다. 일본 경제도 미·중 무역 갈등 격화와 한·일 경제전쟁만으로도 힘든데 다음 달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경제를 떠받치던 내수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기존 혐한 사업자들의 전략도 한국인 필자들을 내세워 한층 교묘해지고 있다. '한국 사람조차 저렇게 말할 정도'라는 이미지를 통해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려는 속셈이다. 유명한 혐한잡지 '하나다'는 최신 10월호에서 '한국이라는 병' 기획특집 아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한국 옥중수기: 문재인의 정치범 수용소'와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문재인의 반일로 한국은 멸망해 버린다'를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반일', '친북'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하나다' 10월호에 실린 '특종: 문재인에 조선노동당 비밀당원 의혹'과 같은 것들이다.

일본에서 '혐한'이라는 개념이 미디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이었다. 이후 관련 서적들이 하나둘 출간되고 언론들이 이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심 있게 보도를 이어 가면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굳어졌다. 2005년 출간돼 순식간에 30만부가 팔린 '만화 혐한류'는 혐한서적 붐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이 만화책은 '객관성을 유지할 것'(가장할 것), '알기 쉽게 쓸 것'이라는 혐한서적의 2대 원칙을 수립했다는 평까지 받았다.

혐한 경쟁 속에 '매한'(韓·어리석음), '증한'(憎韓·증오), '정한'(征韓·정복), '치한'(恥韓·수치), '붕한'(崩韓·붕괴) 등 파생어들이 속속 등장했다.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는 "일본에는 혐한도 있고 혐중 정서도 있지만 과거 식민 지배 등 경험이 있는 한국에 대한 시선이 중국보다 훨씬 더 차별적"이라며 "현재의 혐한 분위기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량 학살을 낳았던 유언비어의 현대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경제보복에 반발하는 이른바 'NO 재팬'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일본 잔재가 남아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다. 그런데도 일본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홈피에도 독도가 자기네 영토인 것처럼 표기한 지도를 올려놓는 등 침탈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 정부는 즉각 일본에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다. 사정이 이런 판에 민간도 아닌 공공기관이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지도를 공식 홈피에 실은 것은 일본을 편드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공공기관을 전수 조사해 잘못된 부분은 즉각 손봐야 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제식물검역원인증원 등 3개 공공기관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영문 지도를 사용해 왔다고 한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강조해도 모자랄 판에 의미 없는 바위섬으로 표기된 지도를 버젓이 사용해 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처럼 정신 나간 행태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즉각 시정을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해당 기관에 엄중히 경고했고, 해당 부처 감사관실에서는 조사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동해와 독도로 표기를 바로잡았고,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구글 지도를 아예 삭제했으며, 국제식물검역원인증원도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이들 기관은 영문판 구글 맵을 이용하면서 동해나 독도의 표기가 제대로 돼 있는지 살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구글 맵이 문제가 된 지는 벌써 오래다. 삼성서비스센터(2012년)와 롯데홈쇼핑(2015년) 등이 홈피에 구글 맵을 올렸다가 빈축을 샀다. 지난해에도 외교부와 통일부가 엉터리 구글 맵을 올려 홍역을 치렀다. 동해와 독도의 올바른 표기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 해도 문제고, 알고도 지나쳤다면 더더욱 문제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외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구글 맵 한글판 지도에는 동해와 독도가 정상적으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용하는 글로벌판에는 아직도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것이 3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동해 또한 대부분 ‘일본해’로 적혀 있다. 정부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런 잘못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병력을 동원해 독도수호훈련을 벌여봤자 말짱 헛수고다. 영토 주권은 우리의 의식에서부터 지켜야 한다.

한국광복군동지회 주관으로 17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창군 제79주년 기념식에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참여해 김구 주석의 한국광복군 선언문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정치권과 독립유공단체를 중심으로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만들자'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으나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2003년과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여권을 중심으로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로 변경하자'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도 못하고 두 번 다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8월 국무회의에서 "광복군을 우리 군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한데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에서 다시 한 번 '국군의 날 기념일 변경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야당은 국군의 날 변경 시도가 '독립 세력과 건국세력을 편 가르기 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광복군은 30여 년에 걸친 대한제국군과 독립군의 항일투쟁 정신을 계승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라면서 "숭고한 그 정신이 우리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가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광복군의 유산을 토대로 국군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전 부대와 사관학교 교육과정에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교육을 포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이날 기념식 축사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날은 남북이 싸운 날을 기념하고 있다."라며, "외세와 싸운 광복군이 우리 국군의 뿌리 아니냐. 광복군 창립일인 9월 17일이 국군의 날이 돼야하는 건 역사적으로나 정당성 면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했던 정치 세력과 언론, 군인들 때문에 제대로 된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민족정통성의 궤도에서 이탈한 국군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첫걸음은 10월 1일인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식에 참석한 국가보훈처 박삼득 처장은 "임시정부의 군대였던 광복군은 대한민국 국군의 토대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광복군의 멈춤 없는 항일독립투쟁이 있었기에 우리는 조국광복의 가슴 뜨거운 역사를 맞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국광복군은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에서 조직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규 국군이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겸 한국광복군창설위원회 위원장 백범 김구는 광복군 선언문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원년(1919년)에 정부가 공포한 군사조직법에 의거해 광복군을 조직하고 대한민국 22년(1940년) 9월 17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를 창설한다"라고 선언했다.

김구 주석은 이어 "두 나라(한국과 중국)의 독립을 회복하고자 공동의 적인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타도하기 위해 연합군의 일원으로 항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우리 광복군은 한중 연합전선에서 부단한 투쟁을 감행해 극동 및 아시아 인민의 자유 평등을 쟁취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현재의 국군의 날은 1956년에 정해진 날로, 1950년 10월 1일, 한국 전쟁 당시 동부전선에서 있던 육군 제3사단이 38선을 돌파한 날이기도 하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국군의 날 지정 배경에 대해 '육해공 3군의 창설기념일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육군은 해방 이후인 1946년 조선국방경비대가 창설된 1월 15일을, 해군은 해군이 창설된 1945년 11월 11일을, 공군은 공군창설일인 1949년 10월 1일을 기념해왔다.

또한 일본 용어 또는 일본식 한자어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관공서에서 광범위하게 쓰였던 일본 용어가 광복된 지 75년이나 지났는데도 현재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적절한 대체어를 찾기 힘든 데다 권장하는 우리말 농업용어가 너무나 낯설기 때문으로 농업 현장에서의 일본어 사용은 여전하다. 75년 동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일본어 잔재를 깨끗이 청산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발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더불어 그동안 무심코 써 왔던 일본 농업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 자체가 진정한 극일(克日)의 길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 충남도가 농업 속 일본 용어를 비롯해 한자·은어·속어 등 잘못된 용어 바로잡기에 나섰다. 2013년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도매시장 관련 개선용어 조사표를 작성해 계도에 나섰고, 농식품부와 농진청은 공동으로 2015년에 농업 현장에서 자주 쓰는 용어 가운데 109개를 골라 언어순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농협경제지주가 전국 농협공판장에 ‘올바른 도매시장 용어집’을 배포했고, 농진청은 올 4월 '개선 대상 일본어 투 식품용어 목록'을 만들기도 했다.


2019. 9. 19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중앙회 회장 한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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