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익 한국복지정책개발원 원장
송창익 한국복지정책개발원 원장

필자가 어린 시절 60년대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해 가난으로 매일 하루 세끼 끼니를 걱정하며 살았다. 그 시절에는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다니며 동냥으로 살아가는 거지도 흔하게 볼 수 있었고 골목을 누비며 헌옷과 폐품 헌종이를 주워 모으며 생활하는 넝마주이도 많았었다.

모두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따뜻한 이웃의 정은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동네에서 결혼식이 있는 날이면 그 날 하루는 온종일 동네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잔치하는 날로서 동냥하는 거지가 찾아와도 신분을 따지지 않고 떡과 음식을 나눠주며 누구나 배불리 먹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우리의 결혼식은 그때와 비교하면 이웃의 정은 너무나 메마른 것 같다. 결혼식날 축의금이라는 명목으로 돈 봉투가 오가며 서로 축의금 액수로 그 사람과 나와의 친분을 계산 하는 잣대가 되기도 하고 축복을 해줘야 할 결혼식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결혼식장에 노숙인이 찾아가서 밥 한끼를 구걸한다면 과연 신분을 따지지 않고 식사를 제공 할 혼주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흔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부부로서 인생의 첫출발을 내딛는 결혼 당사자는 우리 사회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뜻깊고 아름다운 결혼식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결혼식에는 결혼 당사자나 혼주의 지인들이 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하여 축하화환을 보내준다. 이 축하 화환은 혼주의 사회활동에 따라 적게는 10여개부터 많게는 백개가 넘는 화환이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잠시 설치되어 있다가 버려지거나 예식장측에서 화훼업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팔아 세금 없는 예식장의 수입이 되기도 한다.

최근 사회복지기관 한국새생명복지재단에서는 혼주에게 결혼식의 축하 화환을 기부를 받아 화환 받침대를 팔아서 판매금액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랑의 화환 기증운동을 알리고 있다. 재단에서는 기부받은 화환의 받침대를 팔아서 만들어지는 금액에 대하여 화환 기부자에게 소득공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한국새생명복지재단에서는 처음 화환 기부에 대한 계몽 운동을 할 때는 예식장의 반발이 많았으나 지금은 혼주에게 직접 기부받은 화환 수거에 대해서는 예식장에서도 협조를 하고 있다. 이제 결혼식을 치르는 당사자와 혼주에게 화환을 기부하게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결혼식이 될 수 있다는 제도를 널리 알리는 것에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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