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 이루자 6
‘나라다운 나라’ 이루자 6
  • 한상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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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오늘(10월 14일) 오후 1시 30분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조 장관은 입장문에서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10월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장관의 결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계속 촛불(집회)을 지켜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순교자가 된 조 장관이 '내가 하루하루 살아내는 게 개혁'이라고 하였는데 안타깝고, 그 일가의 법적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먼지 떨이식 과잉 수사의 악습 역시 청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검찰 개혁이 도대체 왜 조 장관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국민은 알지 못했다. 

‘조국 사태’가 진영이나 이념 아닌 "정의와 공정의 문제"라며, 분노하는 국민의 마음은 위선적 인사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할 수 없다’는 단순한 심정이었다. 

'내로남불'은 4자성어도 아닌데, 유독 회자되고 있다.

자기가 전에 한 말과 행동을 완전히 180도 달리해도,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모습도 보인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실천하여야 하는 법무부장관에 ‘의혹을 받는 사람이 정의를 구현 하겠다’ 함은 다수의 국민이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요즘 평온했던 동창회마저 ‘민주’와 ‘구국 진영’으로 나뉠 정도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확연하게 쪼개진 민심의 적나라한 모습은, 더 이상 그 어느 쪽이 ‘국민의 뜻’을 대변한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내년 4월 15일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오는 2022년 3월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갖는 만큼,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 확보를 위한 여야의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다만 '게임의 룰'이라 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대 총선과 같은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4천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47명 등 국민의 대표 300명을 선출한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지역구 축소 및 비례대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총선 '게임의 룰' 자체가 달라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지역구 225석·권역별 비례대표 75석 고정·연동률 50% 적용'을 골자로 한다.

총선은 10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설치(176개 공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현재의 '조국 정국'이 6개월 뒤 총선까지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첨예한 대결 구도가 형성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총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12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예비 후보자 등록에 이어 후보자 등록은 2020년 3월 26∼27일 이틀간 이뤄진다. 이후 2020년 4월 15일 투표에 앞서 재외 투표(2020년 4월 1∼6일), 선상투표(4월 7∼10일), 사전투표(4월 10∼11일)가 이어진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주요 일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이번 총선도 변수가 많아 전망이 쉽지 않다. 먼저 게임 룰인 선거법 개정조차 안갯속이다. 그러나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른다면, 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원내에 더 진출하고, 민주당과 한국당 같은 거대정당은 의석이 감소할 수 있다. 

여권이 ‘조국 대전’ 출구전략 찾기에 부심하고 있었다. 
당·정·청이 10월 13일 ‘이례적’인 고위 협의회를 통해, 검찰 특별수사부(특수부)의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법무부 개혁안을 10월 15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이에 앞서 조국 법무부장관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청와대는 조 장관으로 꼬인 난맥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 수렴에 나섰고, 정부는 대통령령이나 장관 훈령으로 가능한 사법개혁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는 여야 5당 대표의 ‘정치협상회의’를 중심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사법개혁안의 신속한 제도화에 나섰다. 속전속결식 사법개혁 완수를 통해 ‘조국 정국’의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회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 처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법개혁안은 당초 여야가 12월 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다루기로 했으나, 최근 기류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사법개혁안의 본회의 조기 상정 의지를 밝혔고, 여당도 선거법 개정안보다 사법개혁안을 먼저 처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여야 5당 대표는 오는 10월 21일 두 번째 ‘정치협상회의’를 열고, 사법개혁 패스트트랙 처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법안 처리는 여야 원내대표들의 조율 과정을 거치지만, 합의가 어려울 경우 정치협상회의에서 타개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날 실무기구 책임자로 윤호중 사무총장을 선정했고, 여야 대표들이 정치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 규정 개정 문제도 다뤄질 수 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재 국회선진화법 규정대로라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 처벌 규정을 완화하는 조치도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다.

여권의 이 같은 기류는 ‘사법개혁’이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조국 정국’ 퇴로를 찾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여당 안팎에선 사법개혁 작업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조 장관이 이르면 11월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런데 향후 검찰 수사는 중대 변수다. 검찰이 조 장관 일가에 대해 의미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경우 조 장관 거취는 물론 여권발 검찰개혁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야당이 사법개혁안 처리에 순순히 협조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여당은 조 장관 논란 이후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고착화한 상태이고, 20대와 중도층의 민심 이반도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의 지난 7~8일 조사에서는 중도층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에 밀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을 거치며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두 당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현 정부 들어 ‘최소 범위로 좁혀졌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가 10월 14일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해 올해 3월 2주차(36.6%)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당은 1.2%포인트 오른 34.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하여, 지난 5월 2주차(34.3%)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0%포인트 하락한 41.4%(매우 잘함 25.9%, 잘하는 편 15.5%)로 집계돼, 지난주에 이어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주간 집계 기준)를 경신하며, 40%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하락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보다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은 55.9%로 ‘유지해야 한다’(40.5%)보다 15.4%p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볼 때는 추이를 봐야 하는데, 이번 주 일별 조사 결과를 보면 주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왔으며,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는 40%가 무너지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공동운명체라고 하는 윤석열 총장 문제가 있는데, 조국만을 덮어줄 수 없다. 과거에 보면 검찰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 안희정 사건이라든지 처리한 다음에, 정권에 상당히 부담이 됐으니까 총장이 물러선 사례가 있다. 

또는 천정배 장관 있을 때 수사지휘를 거부하면서 물러난 사건도, 정권 핵심하고 부딪치고 처리한 검찰총장이 관례적으로 스스로 퇴진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갈 곳 잃은 표심’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6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온 ‘4·15 총선’을 바라보는 여야의 속내가 복잡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년간 점했던 압도적 우위를 내놓은 채 뜻밖에 난감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야권은 모처럼 ‘심판론’의 호재를 손에 쥐고도 ‘대안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한 채 미약한 ‘반사이익’에 기대는 모양새다. 

4·15 총선을 6개월여 남겨 둔 여야 정치권의 5대 화두는 △조국 △중도층 △경제 △제3지대 △선거제 등이다.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는 공히 ‘조 장관 임명 국면에서 정부와 여당에 실망했으나, 한국당으로 향하지도 않은 표심’의 향배다.

조국 사태를 거치는 동안 중도층의 민심이반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 ‘떠난 표심’의 면면이 20대ㆍ무당층ㆍ수도권의 대표적 ‘스윙보터’라는 점도 문제다. 논란 전인 7월과 임명 직후인 9월 말을 비교하면, 국정 지지도는 20대가 52.0%에서 38.0%로, 중도층이 47.0%에서 40.0%로 급감했다.

핵심은 결국 중도층의 마음일 텐데, 야당이 더 나은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경제 정책의 성과와 비전 제시를 통해 차곡차곡 만회하면, 회복 불가한 수준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여권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을 돌파할 카드는 경제성과, 대북 화해 무드 정도지만, 어느 쪽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며, 그동안 반사이익을 본 한국당도 곧 ‘그럼 너희는 대안 세력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고비를 맞게 될 텐데, 그걸 넘어설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총선을 과연 ‘심판선거’와 ‘기대선거’ 중 어느 쪽으로 치를 것이냐의 프레임도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다. 특히 갈수록 악화하는 대외 경제 여건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가 가져온 대내적 어려움이 미칠 영향이 크다. 

여권은 현재의 경기 하강은 대외 여건에서 기인한 부분이 큰 만큼 ‘상황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좌파 정권 심판’ 프레임으로 대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정당들은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회정치를 망치고 구태에 병든 정당정치에 유권자들은 실망한 지 오래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판도를 좌우할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변신해야 한다. 

민생 개선과 평화 증진을 위한 좋은 정책을 제시하며, 정책선거를 이끄는 정당을 보고 싶다. 여기에 청년층과 여러 소외 계층을 보살필 유능하고 매력 있는 후보 영입에 성공한다면, 큰 지지를 받을 것이다. 

각 정당은 새로운 간판을 달거나 개보수하는 데에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 표심 구애가 목적이라면, ‘정책과 가치를 중심으로 한다’는 정당정치 원칙 범위 내에서 어떠한 변신도 용서될 수 있다. 간판 바꿔 달기나 개보수 정도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아예 재건축하겠다는 세력이 있다면, 그것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커가는 중도층의 민심을 제3지대 정당이 흡수할 수 있을지도, 중요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범 보수를 아우르는 ‘빅 텐트’가 쳐질지가 관심사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가 신당을 창당한 뒤, 총선 전에 한국당, 우리공화당과 대통합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보수통합이 실패할 경우에는, 바른미래당의 두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힘을 모아 제3지대 돌풍 신화를 만들어낼지가 변수다.

정계개편과 함께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가칭) 등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에 오른 선거제 개편안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거제가 어떻게 합의 및 처리되느냐에 따라 의석수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한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 정의당 등 군소정당이 약진할 수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으로 촉발된 대규모 집회는 한 고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한 광화문 집회는 10월 9일 모임이 10월 3일 모임에 미치지 못했고, 조 장관 수호를 외친 ‘서초동 집회는 10월 12일 모임으로 집회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광화문 집회는 계속되겠지만, 규모에서 10월 3일 모임을 넘어서는 집회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10월 12일 서초역 4거리 2.7㎞를 열십자로 꽉 메운 인파 속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5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열린 촛불집회엔 수많은 시민이 참여해 “수십 년 계속된 검찰의 낡은 시스템을 여기서 끊어야 한다”고 외쳤다. 

서초동 집회는 조 장관 취임 일주일 뒤인 지난 9월 16일 ‘검찰개혁’ 구호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5차례 주중 집회와 한 차례 주말 집회로 군불을 떼던 서초동 집회는, 지난 9월 28일 7차 집회 때 참여자 수가 급격히 늘며 폭발했다. 

도화선은 9월 23일 이뤄진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었다. 압수수색이 11시간 동안 진행되면서, 일각에서 “수사가 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9월 27일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 주시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서초동 집회가 세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검찰·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강했고 ▲이른바 ‘조국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휘청하자 지지자들이 뭉쳤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가 그를 지지했던 시민들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마지막 9번째 집회의 주제는 “우리는 언제든 다시 모인다(We’ll Be Back)”였다. 참석자들은 ‘최후통첩문’에서 검찰의 과잉수사 중단, 패스트트랙 안건(공수처·검경수사권조정 법안) 신속 처리, 자유한국당의 정치 복귀, 언론적폐 청산과 정론직필을 촉구했다. 

“낡은 시스템을 여기서 끊자”고 외치며, 줄지 않은 대오와 함성으로 촛불집회 ‘시즌1’을 마감한 것이다. 시민들은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검찰개혁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검찰이 저항하면 언제든 촛불을 다시 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한 길 건너편 서울성모병원 앞에서는 우리공화당과 보수단체가 연 맞불집회가 열렸다. 주말 밤 대검찰청 벽에 레이저로 쏘아진 ‘검찰개혁’ ‘조국수호’ 옆에는, 보수단체가 쏜 ‘조국 구속’ 글씨도 맺혔다. 숫자 싸움까지 벌인 두 갈래의 민심이 동시에 맞부딪친 상징적 장면이었다.

10월 14일 한국일보는 ‘‘광장 대결’ 일단락… 이제 대화로 성과 낼 때’ 제목으로 사설을 냈다. “촛불문화제의 잠정 중단은 진영 세 대결이 길어지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국민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여야는 장외 설전을 멈추고 정치 복원에 전념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광장에서 표출된 민심, 이제 ‘정치의 시간’이다’ 사설에서 당정에 “광장의 요구는 분명하다. 검찰개혁은 일치하고, 조 장관 거취는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갈린다. 정쟁의 쳇바퀴를 세우고 질서 있게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조 장관 경질을 계속 미룬다면 또 다른 광장정치를 촉발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두 집회에서 표출된 주된 민의를 종합하면, 광장의 목소리는 ‘조 장관은 사퇴시키고 검찰개혁을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신문마다 조 장관 거취를 둘러싼 견해는 갈리지만, 다수 신문이 광장이 아닌 제도권 ‘대의 정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같았다. 

국무위원 후보자의 반칙과 특권, 진 작에 상식선에서 정리될 수 있던 거취 문제가 몸을 뒤틀더니, 논란 두 달 만에 '약자 조국을 짓밟는' 기득권 '검찰의 문제'로 비화 중이다. 검찰개혁과 거리로 나온 국민. 여론전이 나라를 삼킨다.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이나 눈부신 속도로 ‘검찰개혁’안에 임하고 있는 중이다. 이리 두 달 만에 뚝딱하면 될 일, 20여 년간 ‘왜 못했을까’ 눈물겹다.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 느낌이, 어느 개혁안에도 인사권에 대한 언급이 없다. 

‘검찰개혁’ 논의가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가 강도 높은 검찰개혁 작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10월 13일 국회에서 고위당정청협의회가 열려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심야조사 금지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감찰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10월 12일에는 법무부와 대검이 검찰 조직에서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대신, 특수부를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최종 합의를 봤다. 검찰의 수사권 제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조 장관이 10월 13일 협의회에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봐야 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밝힌 데서도, 검찰개혁 의지가 드러난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신속한 처리 필요성을 내세웠다. 

10월 12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주변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최후통첩’ 성격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도 이날의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법하다. 더구나 문 대통령도 이미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의 막강한 수사권을 견제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게, 그 주된 목표다. 검찰이 과도한 수사로 물의를 빚었던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은 물론, 검찰권을 앞세워 스스로 조직의 이익을 보호하려 했던 측면도 없지 않다. 

‘인권을 보호하고 민생수사에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은 것이 그런 때문이었다.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인정되면서도 여태껏 미뤄져 온 셈이다.

더 나아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인 윤중천씨로 부터 별장 접대를 받았다는 출처불명의 얘기까지 떠돌아다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접대 의혹’을 조 장관과의 동반퇴진을 위한 출구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음모론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임기가 정해진 검찰총장을 강제로 교체할 수 없는 만큼 ‘알아서 물러나라’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조 장관 사태 이후라도 문재인 정권과 윤 총장이 함께 가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동아일보․서울신문․조선일보․한국일보 등 신문은 10월 11일 한겨레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윤씨 등의 발언을 주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던 검찰과거사위 및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은 물론, 접대 제공자로 지목된 당사자조차 의혹을 부인했다”며, “모두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내면서 파문은 빠르게 잦아드는 모습”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1면 ‘윤석열, ‘보도에 관여한 이들’까지 고소… 기획폭로 의심’ 기사에서, “법조계에선 이번 보도가 정치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인이 제보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면서도, “검찰총장이 언론인을 고소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행정부의 검찰 관할을 손대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하고 줄 세우고 인사권자 심기를 살펴 말 잘 듣는 칼, 가혹한 수사를 했다가 임명권자 힘 빠지면 칼끝이 돌아선 불행한 역사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검찰의 힘을 빼고 싶다면, 괴물 검찰을 만든 직접 수사권을 파내 다른 곳에 분산시키면 제일 효과적이다. 500년 왕국 조선이 가능했던 배경에도, 한성부 등 각 기관에 수사권을 주는 부처 간 ‘견제와 균형이 역할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민들이 상처를 받는 건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힘을 절제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힘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서초동’이든 ‘광화문’이든 광장에 나온 국민 한 명 한 명 모두 소중한 국민들이다. 

사회가 분화하고 보편적 가치에 대한 사회 내의 다양한 생각들이 엉키면서, ‘맞고 틀린 게 아니라 다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애국’과 ‘민주’라는 말은 더는 일반 명사가 아니라, 일정한 집단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바뀌었다. ‘깨어있는, 앞에 나선 국민’들은 ‘침묵하고, 지켜보던’ 국민과 맞서게 됐다. 

이러한 대립구도는 정치적 입장과 상황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보편타당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에 대한 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기 위해선 소음의 일방적인 송신을 차단하고, 나와 다른 주장과 어울리며 서로 접점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받으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의 정치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할 때, 국민이 직접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광장민주주의는 대의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때, 마치 꽉 막힌 정치과정의 흐름을 녹이는 ‘적절한 용매’처럼 적기에 작용해왔다. 하지만 광장에 모인 시민의 규모를 비교하며 어느 쪽에 더 많이 모였는가 하는 식의 접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100만에 가까운 시민들이 생업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쪼개 황금 같은 휴일에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 그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대표자들은 그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수결이 제도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할지라도, 더 많은 사람이 속한 편이 ‘더 옳다’는 식의 접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항상 경계해야 하는 함정이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엔진’이라는 말처럼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진영 대결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우리는 정기적인 선거를 통해 우리를 대표하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정치인들이 국회에 모여 각각이 대표하는 진영 간 견해차를 줄여 합의를 도출해내는 ‘정치’를 하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숙 여부는 이런 자연스러운 진영 대립과 갈등을 사회가 얼마나 성숙하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점에서 대립과 교착만 존재할 뿐, 정치가 실종된 여의도 국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광장정치가 우리 현대정치사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왔던 것은 분명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까이는 2016년 촛불 혁명이 그러했고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또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될 장면이 있었다. 무려 21주 동안 토요일마다 대규모 집회가 열렸는데, 단 한 번도 정당의 대표나 정치인이 메인 무대에서 연설을 하지 못했다. 

최근 열리는 서초동 집회나 광화문 집회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활약하던 시절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물은 사람이 50%에 달했던 만큼, 상당한 정치적 합의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서초동과 광화문 두 집회는 정파적이며, 지금 시민들은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 서초동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 이도저도 지긋지긋하다며 염증을 내는 사람, 세 갈래로 나눠졌다.

‘국민이 광장으로 뛰어 나간다’는 것은 주권 행사를 위한 '최후의 수단'을 구사하고 있는 것과 같다. 물론 최근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권 수호를 위한 광장정치도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2016~17년 촛불은 광장의 시민들이 좋은 시민성을 지닌 시민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시민들도 극단적인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수가 성숙한 시민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는 이병박 정부가 한미 FTA를 위해 미국이 요구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시장개방을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수용하면서 야기되었고, 촛불집회가 활성화된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경찰버스로 차벽을 치면서 소위 말하는 ‘명박산성’을 광화문에 구축했기 때문이었다. 

즉 2008년 촛불집회는 국민과 불통하고, 한미 FTA를 국민의 건강보다 우선시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저항’이었던 것이다.

광장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계몽된 시민, 즉 '좋은 시민성'을 지닌 시민들이 광장을 메워야 한다. 돈 받고, 동원되고, 정종(政宗) 분리를 못하고, 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은 광장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없다.

지금 보수 진영에는 비판적 보수, 성찰하는 보수가 없다. 정의, 공정, 윤리, 성찰, 내적 비판은 진보 진영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지금 보수는 극우보수와 수구 보수가 주류이고, 합리적 보수, 대안 보수, 개혁 보수는 사라졌다. 

서초동 촛불집회는 2016-17년 촛불집회처럼 평화롭고 축제 분위기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서초동 광장에는 ‘조국 수호 시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 시민’도 존재했다. 단순한 예로, 7천여 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은 ‘조국수호’가 아니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서명을 벌였다. 

지금 광장 민주주의가 활성화된 것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실종시키고 대의를 못하니, 주권자 시민들이 광장에서 시민주권을 직접행사하며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대선 직후 진행했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촛불집회라는 커다란 정치적 경험을 겪은 시민들은 정치효능감이 높아졌다. 대신 대의제 정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높아진 정치효능감과 대의제 불신이 합쳐져 ‘여의도를 건너뛰고, 대통령 혹은 특정 인물과 손잡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인식이 남게 됐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은 이런 ‘나라 아닌 나라’를 정상국가로 복원해달라는 외침이었다. 특히 1990년 체제의 청산을 외치는 촛불이었다. 1990년 체제란,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해 탄생시킨 ‘거대 보수 정당’을 일컫는다. 

2017년 대선은 새로운 정치체제를 마련할 수 있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절호의 기회였지만, ‘정권교체’라는 작은 결실만 맺었다. 세 대결이 한국 정치의 복원을 어렵게 만든다. 시간이 갈수록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문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결함을 치유하는 건 개인이 아니라 제도이며, 광장이 아닌 국회가 민의를 반영하고, 여야가 극한 대결이 아닌 합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광장 민주주의의 과잉이 아니라 대의 민주주의의 실종이다. 그래서 시급한 과제는 광장 민주주의를 꽃피게 만들고 대의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이다.

촛불집회가 일단락된 만큼, 이젠 정치권이 답할 차례다.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거나 시늉만 하는 식이면 다시 촛불의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검찰개혁’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보수 야당도 검찰개혁의 도도한 물줄기를 외면해선 안 된다.

광장은 숨 고르기 시작했다. 서초동 집회는 끝났고, 한국당도 광화문 집회를 중단했다. 민심은 충분히 표출됐고, 의제는 삼척동자도 알 만큼 공유됐고, 이제 ‘답을 제대로 내 놓으라’는 압박이 정부와 국회로 향하고 있다. 

반환점을 돈 국정감사가 무엇을 지지고 볶고 소환하고 있는지, 철도 파업과 학교비정규직 파업은 왜 술렁이는지, 돼지열병과 태풍 이재민은 얼마나 악전고투하는지 눈 밖에 벗어나 있다. ‘조국’에만 꽂혀 하루를 여닫다 보니 생긴 일이다. 

국정과 민생은 내상이 깊어졌다. 예외 없이 정치도 검찰도 언론도 메신저로서의 신뢰에 경고등이 켜졌다. 끼리끼리 확증편향만 키워 가면 편 가름과 선동만 커질 뿐이다. 광장의 요구는 분명하다. 

‘검찰개혁’은 일치하고, ‘조 장관 거취’는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갈리고 있다. 정쟁의 쳇바퀴를 세우고 질서 있게 출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정치에 바통을 넘긴 광장의 민심이다. 그 출구의 끝은 청와대일 테다.

지금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대의 민주주의와 선출된 정치인들의 잘못이 야기한 것이다. 선출된 정치인들은 정치의 실종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참회하고 책임져야 한다. 정당정치와 의회정치가 실종되면서 대의 정치가 파산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20여 차례의 국회 보이콧 그리고 여러 번의 장외 투쟁를 벌여왔다. 국회를 무력화하고 정치를 실종하게 한 장본인이다. 정치의 실종은 한국당이 주도했는데, 이건 적반하장이다. 대의 정치를 복원하고 여야가 공동 책임을 져야한다.

자유한국당은 국회로 돌아오고, 여야는 정쟁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라.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성숙한 시민주권이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표출되게 하라. 그리고 광장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극소수의 시민들은 성찰하기 바란다. 알바와 막말과 폭력과 가짜뉴스로 자신의 주권을 헐값에 팔아먹는 사람들은 시민주권 민주주의의 주인이 아니다. 

정치인에 대한 심판기준은 언제나 동일하다. ‘공동체의 문제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그런데도 소모적인 진영 세 대결은 가라앉을 조짐이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10월 11일 조국 장관 동생의 영장 기각에 항의하러 서초동 대법원을 찾아가 ‘상복 시위’를 벌였다.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를 따지는 여당을 맹렬히 비난했던 한국당이 ‘사법 치욕의 날’이라며, 법원 판단에 딴 지를 거는 건 이율배반적이다.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씨를 네 번째 소환해 조사를 했지만, 드러난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정 씨에 대해 금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40여일을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씨와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범죄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검찰이 '뻥카'를 하고 있다"고 검찰을 조롱한다. 유 이사장이 KBS의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인터뷰와 관련, 객관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검찰과의 야합설을 제기한 것도 무책임하다.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사법개혁안 처리 '속도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10월 13일 당정청 합의에 따라 법무부 차원의 '행정 조치'와는 별개로 여당 차원에서 검찰 개혁을 위한 '입법 조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10월 14일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선거제 개혁안을 사법개혁안보다 먼저 처리하기로 한 ‘야 3당과의 합의를 뒤집겠다’는 뜻을 보이며, 강력한 법안처리 '의지'를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이르면 '이달 말' 본회의 상정이 가능한 검찰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정치 소속 의원(9석)에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 등의 표까지 더하면 과반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제안은 지난 4월 22일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관련 합의문을 통해, '법안들의 본회의 표결 시에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 순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던 ‘법안 처리 순서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광장 대결’이 가라앉은 만큼 여야는 장외 설전을 멈추고, 정치 복원에 전념해야 한다. 지난 4월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에 합의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관련법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형식 논리에 매달려 법안 처리 순서로 다툴 일이 아니다. ‘검찰 개혁’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만큼 최우선 과제로 논의하면서, 선거제 논의도 병행하면 된다. 개혁입법의 완성은 결국 정치의 몫이다. 대화와 협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

일요일인 10월 13일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 회의가 열렸다. 휴일에 여권 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 행사는 뭔가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중대사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이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검찰 특수부 개편이었다. 특수부를 반부패수사부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여권은 10월 15일의 국무회의에서 이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맡은 검사 중 일부가 다른 곳으로 발령 날 수가 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월 14일 '조국 사태'와 관련, 진보진영에 대해 <진보의 '위선 관리법'>이란 글을 통해 호된 쓴 소리를 했다.

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취임사를 거론한 뒤, "지금 우리는 ‘조국 사태’의 와중에서 이 명언이 엄청난 부담과 책임 추궁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진보진영에 대해 "진보는 여전히 억울하겠지만, 위선은 관리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말을 앞세우는 걸 자제해야 한다. 적어도 정책 영역에선 현실을 당위적 수사에 종속시키지 말고, 실천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 윤리’를 가져야 한다"며, "그럴 때 비로소 반대 세력과도 소통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위선에 민감해지기 위해선 일부러 악역을 맡아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하는 ‘악마의 변호인’ 제도를 광범위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내부 고언을 하는 사람을 ‘내부의 적’으로 몰아 몰매를 주는 현 상황에선 그 방법밖엔 없지 않은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9. 10. 14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중앙회 회장 한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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