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조국 공방전… 맹탕 국감 재연

2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종합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
2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종합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

[시사프라임/임재현 기자]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21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이날 여야는 국회 법사위 등 11개 상임위별로 각각 피감기관에 대해 종합국감을 벌이고 있다. 

국감 기간 내내 여야의 신경전이 가장 치열했던 법사위의 경우 마지막 국감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와 검찰개혁 법안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여야 대립을 이어갔다.  

이번 국감은 민생을 뒷전으로 한 채 여야 간에 정치 공방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공방이 국감 기간 내내 계속되면서 여야 간 정치공세와 고성, 막말 등 구태로 얼룩졌다. 

당초 여야는 이번 국감이 20대 국회의 마지막인 만큼 정책·민생 국감을 외쳤으나 실상은 ‘조국 청문회’ 2라운드에 불과했다. 

법사위는 물론 기재위, 정무위, 교육위, 과방위 등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조 전 장관을 두둔하는 여당과 사퇴 공세를 펼치는 야당 간 설전이 계속됐다. 

공세가 가장 치열했던 곳은 법사위 국감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개혁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검찰을 압박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뒤 열린 법무부 국감에서도 여야는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설전을 이어갔다. 

조 전 장관 수사의 칼자루를 쥔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공방에 휩싸였다. 대검찰청 국감 당시 여당 의원들은 윤 총장과 검찰을 비판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윤 총장을 엄호했던 인사청문회 당시와 정 반대의 입장이 된 것이다. 

교육위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자녀 관련 입시 의혹으로 난타전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 자녀 특혜입시·장학금 등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고, 민주당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관련 입시·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의원들의 막말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한국당 소속이자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지난 7일 국감에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관련 발언 중 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8일 행안위 국감도 시끄러웠다. 조 전 장관 호칭 문제가 발단이 됐다. 여야 의원이 설전을 주고받던 중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됐을 때 이미 탄핵됐어야 할 의원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고 하자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이 격분하면서 의원들 간 고성과 손가락질이 난무했다. 

국감이 ‘조국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정책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렸다. 국감의 세부 내용이 조국 이슈에 묻히면서 정부부처의 실책과 공공기관의 문제점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것이다. 

행정부 감시라는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와 달리 여야가 정치공방에 몰두하면서 이른바 ‘맹탕 국감’이 재연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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