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
"정시 능사 아니지만…입시당사자들·학부모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유은혜 "특정 고교유형에 유리한 대학의 입학 전형 축소 폐지 유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수시 비중이 줄고 정시 비중이 확대되는 등 교육제도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대학 일선에서 정시 비중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서울의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 등 입시제도 개편안을 언급한 바 있다. 불과 사흘만에 회의를 열면서 정시 비중 상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즉, 수시 비중 확대에 따른 불공정 논란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현재 대입 전형을 보면 수시 비중이 압도적이다. 고 3 수험생 10명 중 8명이 수시로 대학에 간다. 수시는 고교 내신 성적과 학생부, 논술 등 다양한 전형 자료로 학생을 뽑기 때문에 수시 전형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불공정 논란을 빚고 있는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를 대폭 확대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교협이 지난 7월 발표한 '2020학년도 수시 모집 주요 사항'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들은 올해 전체 모집 인원 34만7263명 중 77.3%(26만8536명)를 수시로 선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문 대통령 발언으로 수시 비중이 얼마나 줄어들지 주목된다.

수시 비중 확대와 관련, 문 대통령은 "학생부의 공정성과 투명성, 대학의 평가에 대한 신뢰가 먼저 쌓인 후에야 추진할 일"이라며 "그때까지는 정시가 능사는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입시당사자들과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일단 수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일단 수시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는 정시 비중이 늘어날 것에 힘이 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교육이 공정하지 않다는 국민의 냉엄한 평가를 회피하고 미래로 가는 교육 혁신을 얘기할 수 없다"며 "공정한 교육제도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지금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교육 개혁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성적 일변도 평가에서 벗어나 개인 소질·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한다는 제도의 취지에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입시 당사자인 학생 역량·노력보다 부모의 배경·능력·출신고 같은 외부 요인이 입시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과정마저 투명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으로 불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입시 공정성을 위해 우선 기울여야 할 노력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전형자료인 학생부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학이 전형을 투명하기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실태조사를 철저히 하고 결과를 잘 분석해 11월 중에 국민께서 납득할만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회의 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유 장관은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운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을 11월 중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생활기록부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비교과영역 중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과감하게 손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특정 고교유형에 유리한 대학의 입학 전형과 관련 "적극적으로 축소 폐지를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부종합전형 및 논술 위주 전형 쏠림 현상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해선, 정시 수능위주 전형 비율을 상향 조정하되 상향비율과 시기에 대해선 대학과 교육청과 협의해 1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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