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44명, 성명서 발표… “기득권 내려놓아야”

국회 [사진 / 시사프라임 DB]
국회 [사진 / 시사프라임 DB]

[시사프라임/임재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 체제에 돌입한 자유한국당에서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중진 험지출마론’이 분출하면서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향후 ‘물갈이’로 표현되는 인적 쇄신과 공천 정국을 앞둔 가운데 신·구 세력 간 갈등의 단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7일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현직 지도부와 대권후보군, 3선 이상 중진의원을 향해 내년 총선에서의 험지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초선 44명 전원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아름다운 자기희생에 앞장서야 한다. 그 흐름의 물꼬를 트기 위해 누군가의 헌신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배 의원님들께서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큰 걸음걸이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당 ‘텃밭’에서 안정적으로 당선됐던 3선 이상 의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구에 출마해 후배 정치인에게 길을 열어주고,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앞장서달라는 요구로 보인다. 

현직 지도부와 대권후보군 역시 한국당이 유리한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등 쉬운 길로 국회에 입성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이들이 험지 출마를 요구한 지도부와 대권후보군으로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홍준표·김무성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서 중진이 내년 총선에서 용퇴하거나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5일 재선인 김태흠 의원에 의해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됐다. 

당시 김 의원은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 등을 지역구로 둔 3선 이상 의원들에 대해 용퇴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영남권, 강남 3구는 보수세가 강한 한국당의 ‘텃밭’이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이는 부산 김무성 의원 서울 강남갑 이종구 의원 등 모두 16명이다.

이처럼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용퇴론과 험지출마론이 제기되면서 중진의원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부산 납구갑 4선인 김정훈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감정 생기게 누가 ‘나가라 말라’ 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반발했고, 4선인 유기준 의원은 “어느 지역과 몇 선이라는 인위적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정치 공학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4선 신상진 의원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중진 험지 출마론에 대해 “그런 것을 획일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이고, 받아들여지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공천룰 시스템에 의해서 정확하게 개량화할 수 있는 건 개량화하고, 평가해서 공천에서 배제하는 식의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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