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회견문에서 "무너진 보수 재건하겠다"
통합한지 1년 11개월만에 분당사태 맞아
노선 갈등으로 화학적 결합 끝내 극복 못해
중도보수 통합 논의에 안철수계 합류 러브콜

3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공식 탈당했다 [사진 / 김용철 기자]
3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공식 탈당했다 [사진 / 김용철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으로 통합한 바른미래당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결국 둘로 쪼개졌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 등 8명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희는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8명 의원이 탈당한 데는 새로운 보수당을 창당해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게 이유다. 

이들이 탈당함으로써 바른미래당은 출범한 지 1년 11개월만에 각자의 길로 가게됐다. 통합출범 당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 기치를 내건 실험이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무위로 끝났다. 출범 당시 정치권에선 물리적 결합 외에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많았다. 이념적 색깔이 다른 당이 합쳐졌기에 이를 극복하는 게 당의 지속성의 운명을 가늠할 잣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화확적 결합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창업주인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났다. 이후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섰지만 지난해 4·3 재보궐선거에 참패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서 결국 바른정당계 출신인 유승민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탈당하며 분당하게 됐다.  바른미래당의 의석은 8명이 탈당하면서 기존 28석에서 20석으로 줄었다.  

8명 의원은 오는 5일 새보수당을 창당하고 새로운 보수 기치를 내걸 전망이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으나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의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새보수당에 합류해 문재인 정권 견제 세력을 자처할 전망이다. 이들은 "비록 저희들의 숫자는 아직도 적고 세력은 약하지만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하겠다"며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체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현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으로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대안 세력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새보수당이 창당함에 따라 보수 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새보수당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 집을 짓자 등 보수통합 3대 원칙을 조건으로 내걸고 중도 보수세력 통합에 불씨를 당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면서 유 의원을 주축으로 한 새보수당에 합류할지도 관심이다. 유 의원은 지난 10월 11월 안 전 대표에게 '같이 하자'는 러브콜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측 합류를 원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합류할 경우 안철수계 의원들 합류까지 이어져 세를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날 "변혁을 함께 했으니 여전히 ‘새로운보수당을 선택지로 받아들여 주시라, 언젠간 같이 하자’고 말씀을 하고 있다"며 안철수계 의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