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 '보수재건 3원칙'에 원론적 입장만 내놓아
보수통합 골든타임 설 전후 통합 틀 마련할지 촉각
보수통합 실패 시 4·15 총선 패배 위기감 커질 듯

지난 2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  ⓒ국회기자단 백기호 기자
지난 2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 ⓒ국회기자단 백기호 기자

보수 대통합은 과연 가능할까. 보수진영의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8명 의원이 주축이 된 새보수당, 국민통합연대 등 사분오열된 보수 진영이 통합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분열된 보수 진영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에 필패할 것이란 위기감이 통합 군불 피우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보수통합 급한 한국당

가장 급한 곳은 한국당이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선 필패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분오열된 보수 진영의 후보가 난립하는 구도가 전국 곳곳의 전략지역마다 벌어질 경우 여당 후보에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보수진영의 텃밭이던 PK지역 후보 난립 시 안심하기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보수진영에서 보수통합이 가장 절실한 데가 한국당이란 얘기나 나오는 이유다. 이번 총선은 한국당을 진두지휘하는 황교안 대표가 대권가도로 가는 전초전 성격도 있어 반드시 승리가 절실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보수통합에서 한국당과 황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통합추진위원회(아래 통추위)’를 구성하고 ‘보수 빅텐트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시 황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기존 자유민주진영 정당은 물론이고 이언주 의원, 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들,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밝혔다.

3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공식 탈당했다 [사진 / 김용철 기자]
3일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공식 탈당했다 [사진 / 김용철 기자]

◆친박계 반발에 속타는 황교안

그러나 통합으로 가는 현실은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연초만해도 새보수당이 통합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보수재건 3원칙’을 황 대표가 전격 수용하며 설 명절 전에 통합의 틀이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7일 황 대표와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첫 만남은 통합에 대한 온도차만 확인하며 ‘보수통합 열차’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에 황 대표가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면서다. 한국당 당내 일각에선 새보수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친박계 의원은 11여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황 대표가 새보수당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을 받아들이는 선언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연일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8일 유 위원장은 “보수 재건 원칙 3가지를 지키겠다는 세력과는 앞으로 손을 잡겠지만 이것을 배척하는, 부정하는 세력과는 손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에 발목 잡혀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탄핵은 역사에 맡기자고 한 것이고 둘째 낡은 보수, 이명박·박근혜 보수의 모습으로 국민에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고 하는가. 그래서 개혁보수로 가자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의원 반대와 새보수당의 통합 압박에 황 대표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당내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친박계 의원을 내치기가 쉽지 않고 그러자니 달아오른 보수통합 열기가 식어질 수밖에 없어 ‘묘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선 친박계 의원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만약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숨지말고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황교안 대표의 통합 의지는 분명하고 총선 승리에 대한 책임감도 확고하지만 문제는 뒤에 숨어서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무책임하게 대표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보수통합의 골든타임이 설 명절 전후로 보고 있다. 이 기간에 통합의 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각자도생’의 길로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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