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손학규 대표 만나 비대위 구성 비대위원장 요청
손 대표 입 주목…安, 28일 안철수계 및 호남계 의원과 회동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공약발표 모습.  [사진 / 시사프라임DB]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공약발표 모습. [사진 / 시사프라임DB]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신당 창당과 바른미래당 재건이라는 줄타기에 나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입장에 따라 신창 창당과 바른미래당 비대위 체제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 전 의원은 27일 오후 국회를 찾아 손학규 대표와 당 재건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비대위원장을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안 전 의원이 요청한 비대위원 구성은 현 지도부 체제를 갈아엎는다는 점에서 손 대표에게 2선으로 후퇴하라는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손 대표와의 첫 만남에서 안 전 의원이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직을 맡겠다는 강수를 둔 배경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4.15 총선에서 현 의석수도 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의원은 20명으로 당내 다수를 호남계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구원투수 역할에 나설지는 호남계 의원의 입장에 따라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은 7명 정도다. 안 전 의원은 오는 28일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및 호남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서 비대위 구성 및 더 나아가 신당 창당까지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당 최고위원회의는 안철수계뿐 아니라 호남계까지 보이콧해 당무가 마비 상태다. 총선까지 빠듯한 시간에서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비대위 구성의 정당성을 알릴 것이란 관측이다. 더 나아가 손 대표측에서 비대위 구성에 반대할 경우까지 고려해 신당 창당 대화도 오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이 언급한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직 요청에 일단 손 대표는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새로운보수당으로 탈당한 유승민 의원 등의 의원들이 얘기하던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며 “지도체제를 왜 개편해야 하는지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없었다. 왜 자기가 해야 하는지도 없었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안 전 의원 뜻대로 바른미래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을 맡더라도 4‧15 총선에서 지난 총선처럼 ‘녹색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그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라 쉽지 않은 구도가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4.1%이다. 앞선 총선에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은 총선 3개월 전 지지율이 20.7%를 기록한 바 있으며, 총선에서 정당투표율 2위를 했다.

무엇보다 현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경쟁력을 가질지도 의문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호남의 상징이라 불리는 광주에서 8석을 싹쓸이하는 등 무려 38석을 얻어 제3정당의 지위뿐 아니라 호남에서 현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에 압승했다. 당시 ‘반문정서’가 호남에 팽배해 민주당이 호남에서 참패한 결과를 낳았다. 현재는 호남 민심은 그때와는 여론 지형이 완전히 변했다. 호남 민심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 구도로 치러진다면 바른미래당이 호남 의석을 고스란히 민주당에 헌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선 호남에서 특히 광주에서 안 전 의원의 호소가 먹힐지가 이번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안 전 의원은 19일 귀국 후 첫 방문지로 광주를 선택했다. 안 전 의원은 광주 방문 배경에 대해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많은 분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러 가는 게 제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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