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확진 접촉자만…질본, 172명·평택시, 96명
환자 우한 방문 확인했음에도 다음날에 격리조치

24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열감시 카메라와 체온계로 환자 및 면회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국내에서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건 당국의 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질병관리본부(질본)와 평택시 브리핑을 종합해보면 네 번째 확진자 접촉인원에 차이는 있지만 첫 확진자 이후 접촉 인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첫 확진자로 판명된 중국인 여성이 접촉한 인원은 45명 이었다면 27일 네 번째 환자와 접촉 인원은 질본 확인 172명, 평택시 확인 96명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20일 우한발 직항편(KE882)을 이용해 귀국한 뒤 21일에는 평택 소재 의료기관(365 연합의원)에 방문했다. 22~24일에는 평택 자택에만 머무르다 25일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 앞서 방문한 의료기관을 찾았고 진료를 받았다. 우한 방문 이력은 이때 확인됐다. 다음날 26일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선별 진료결과 폐렴으로 확진,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격리됐다. 평택시가 파악한 이 환자와 밀접접촉자는 33명으로 현재 자가 격리중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네 번째 환자의 경우 보건당국이 중국 우한 방문을 확인했음에도 하루가 지난 다음에야 격리 조치된 것을 놓고 감염병 대응 시스템에 허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병원과 환자 사이 중국을 다녀온 여부를 놓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 당국이 사태를 안일하게 판단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질본은 26일 브리핑에서 ‘후베이성(우한시 포함) 방문자는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중 어느 하나라도 확인되면 바로 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조치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국내 환자 신고·대응·관리를 위한 사례정의를 변경한 바 있다.

시간상 놓고 보면 네 번째 확진자 관련 ‘늑장 대응’ 문제가 커질 것을 대비해 신고 대응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다음날인 27일 정부는 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으로 늘자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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