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자회견 열고 “원통하고 서러워서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싶은 심정”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어진 분야에서 다시 최선"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입장문을 읽어 내려가는 정봉주 전 의원.  [사진 / 김용철 기자]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입장문을 읽어 내려가는 정봉주 전 의원. [사진 / 김용철 기자]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된다’는 말은 정치의 속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말이다. 정치인이 당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의혹 사건 한방에 정치적 생명이 끊어지는 일은 정치판에서 허다하다. 같은 동료 의원들이 입장을 대변하고 싶어도 여론이 추이에 따라 정치적 판단이 작용, 등을 돌리는 일도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만큼 정치인의 정치적 생명은 자기가 살고 싶어도 살 수 없으며,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는 숙명과도 같다.

이런 의미에서 ‘미투’라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정치적 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놓였던 정봉주 전 의원이 최근 민주당에 복당하며 총선 출마로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공관위는 정 전 의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정 전 의원은 원통한 심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다. ‘미투’논란과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정치적 재기에 나선 정 전 의원의 총선 출마 좌절은 민주당이 ‘미투’사건과 부동산 문제에 무관용 원칙을 내세운 게 작용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납득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규정은 없지만 (공관위가)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라는 정무적 판단 아래 ‘감정 처벌’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통하고 서러워서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억울함을 강조하면서도 그는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했다.

그는 “저는 또 이렇게 잘려나간다. 처음엔 이명박 정권에 의해, 그리고 이번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왔던 동료들의 손에 의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저를 잊지 말아달라. 저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눈물을 삼켜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어진 분야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