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보고 지시" 사법부 판단에 법정구속이 사임으로 연결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용 '최측근'이던 이상훈 의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용 '최측근'이던 이상훈 의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사임한 결정적 배경은 ‘사법 리스크’다. 이 의장은 지난해 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됐다.

법정 구속 이후에도 의장직을 내려놓지 않다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14일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법정 구속 이후 공백 사태가 이어졌지만 이 의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아 이사회는 의장 공백 상태인 채 이어왔다.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해왔다. 법령 또는 정관이 규정하고 있는 사항, 주주총회를 통해 위임 받은 사항, 회사 경영의 기본방침 및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의결하고, 경영진의 업무집행을 감독한다. 의사회 구성을 보면 지난해 9월까지 이상훈 의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등 사내이사 5명과 박재완, 김선욱, 박병국, 김종훈, 안규리, 김한조 등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이었다. 현재 이사회는 9명으로 축소됐다. 지난 10월 3년 임기가 끝난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 재선임을 포기했고, 이 의장 마저 법정 구속으로 사임해서다.

이 의장 사임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한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시 이 의장 재판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이 의장과 강 부사장까지 모두 노조 와해 실행과 전략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다. 이사회 의장 선임 당시 재계에선 주요 의사 결정기구에 ‘복심’을 앉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노조 와해 공작에 이 의장이 관여했다는 재판부 판단은 결국 삼성이 이사회 의장 선임에 있어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부회장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조만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후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던 박재완 이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