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신천지,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신천지 “고의 은폐 이유 없다…범죄 집단화 하는 시도를 멈춰달라”
검찰 수사 놓고 신중론과 적극론 갈려…수사 의지 여부 주목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관련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원순 페이스북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관련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원순 페이스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책임을 놓고 정부 당국과 신천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가 신천지 성도 명단 누락과 허위기재 사실로 방영당국의 업무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고발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신천지는 고의적 은폐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정부가 신천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취지로 적극 반박했다. 정부 당국과 신천지가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외견상 협력하는 모습을 취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신천지와 정부 당국의 갈등이 격화될지 주목된다.

1일 서울시는 신도 명단 누락과 허위 기재 등으로 방역 업무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해 지도부를 살인죄·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신천지 지도부 고발을 마친 소식을 알리며 “검찰은 이번 사태의 핵심 책임자인 신천지 지도부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피고발인들은 검진을 피한채 잠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도들이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시라도 빨리 적극적 조치를 취했다면, 코로나 19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는 일도, 다수의 국민이 사망에 이르거나 상해를 입는 일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신천지고 돌렸다.

서울시에 앞서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알려지고 있는 대구시도 신천지를 고발했다. 28일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단을 누락하고 대구시에 제출했음을 확인했다”며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상대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늘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입장.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입장.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지자체들이 신천지 고발에 나서며 압박 하는 모양새를 취하자 신천지도 적극 해명하며 반박에 나섰다. 신천지는 이날 ‘정치 지도자 여러분께 보내는 호소문’ 입장문을 내고 “성도 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을 위해서라도 고의적 은폐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국 74개 교회를 폐쇄하면서 행정이 중단되어 단 기간에 주소 등의 변경사항을 재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은폐 누락 등 고의가 아닌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시스템 체계를 갖춘 정당이나 대기업이 아닌 신앙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며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 역량부족을 뭔가 숨기는 듯 묘사해 신천지를 범죄 집단화 하는 시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신천지는 해외 언론을 통해서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 신천지가 아님을 적극 해명했다. 김신창 신천지교회 국제선교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신천지와 바이러스 확산 사이 연관성을 과장하는 건지 신천지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코로나19 사태 관련 책임을 부인했다.

김 국장은 “우리는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사무실을 폐쇄했고, 교인 모두가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로 돌려 행정 업무도 모두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으킨 물의에 대해 한국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정부 당국과 신천지의 갈등은 검찰의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진행될지에 따라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바로 수사에 나설 경우 신천지 신도들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숨어 장기화 가능성도 있어 코로나19가 종식 이후 신천지 지도부 수사에 나설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반면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라도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수원지검은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배당 직후 다음날 고발인 조사에 이어 28,29일 신천지 전직 임원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대구시가 고발한 신천지 신도 명단누락 혐의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736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도 이날 1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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