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표 교육학 박사
최광표 교육학 박사

일기란 하루의 생활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을 기록해 놓은 것을 말한다. 일기를 쓸 때에는 사실과 함께 생각이나 느낌을 써야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보통 일기라면 생활일기를 뜻하지만 일기쓰기는 그림일기, 관찰일기, 감상일기, 독서일기, 기행일기 등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다. 사실, 오늘날처럼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이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거나 역사적으로 천재성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일기쓰기를 하거나 메모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성인들이 일상생활이나 살아가면서 실천한다면 행복•지혜•창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일기쓰기 3종 세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다. ‘감사일기’는 하루 동안 일어났던 사건, 상황, 사람들로부터 느낀 감사함을 찾아서 적는 특별한 일기다.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이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고 간직하기란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현재 상황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미래를 낙관하게 되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사라지며, 업무능력도 좋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므로 매일 ‘감사일기’를 쓰다보면 이기적 마음을 버리고 타인과 세상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일기’를 매일 쓰면 풍요로운 부자가 아니더라도 소소한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행복감을 찾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얻고 싶다는 인기, 존경, 돈을 모두 가진 여성인 오프라 윈프리는 ‘감사일기’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며 성폭행을 당하고 마약복용까지 했던 그녀는 ‘감사일기’를 쓰면서부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그녀는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 중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찾아 기록하였으며, ‘감사일기’를 통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와 삶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우며 강력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둘째, ‘여행일기’를 쓰는 것이다. ‘여행일기’는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 유람을 목적으로 객지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쓰는 특별한 일기다. 누구나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들이나 남기고 싶은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냥 막연하게 추억 속으로만 남아있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보았던 곳들의 내용과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간단한 메모장에 적어두면 여행에서 돌아온 후 그것을 토대로 여행지의 느낌과 장단점 등을 기록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구나 가족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여행 자체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의 준비부터 그리고 실제 여행하는 동안의 진행과정 그리고 여행이 종료하여 귀국 후의 마무리까지가 하나의 큰 여행의 틀인 것이다. 따라서 여행을 다녀온 후에 ‘여행일기’ 형태로 자료정리와 마무리가 잘되면 그러한 여행을 통해 경험한 지혜와 즐거움은 더욱 오래 간직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추억과 유익한 경험을 했더라도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필자가 2년 전에 책자 형태의 자서전과 동영상 형태의 자서전을 작성하면서 여행사진은 많았으나 언제-어디서-누구와 찍은 것인지 기록되어 있지 않아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침 ‘여행일기’를 쓰고 있는 친구의 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따라서 ‘여행일기’를 써놓으면 아름다운 추억과 삶의 지혜와 행복한 감정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포토에세이’나 ‘자서전’을 작성할 때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섯째, ‘아이디어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이디어일기’는 어떤 일이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나 구상이 머리에 떠오른 것을 기록하는 특별한 일기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메모해 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아이디어일기’를 쓰느냐 안 쓰느냐에 따라 새로운 연구나 발명에 소요되는 많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킨 창의적인 사람은 거의 모두가 일기를 쓰거나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상 가장 탁월한 천재성을 가지고 인류문명 발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창의성의 비밀은 ‘아이디어일기’를 쓰거나 메모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늘날 세상을 바꾼 위대한 발명품 중엔 생활 속 작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오래전의 아이디어의 기록에서 탄생한 것이 많다. 인류문명의 혁신적 변혁을 예고하고 있는 현대적 인공지능의 개념은 일찍이 영국 여성학자 에이다 러블레이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지금으로부터 178년 전인 1842년에 『찰스 배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분석』이라는 책에서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현대적 인공지능을 이야기한 최초의 사람이 되었다. 더욱이 오늘날 변화의 속도와 폭과 깊이가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 상황 속에서 눈앞에 다가온 양자컴퓨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려면 ‘아이디어일기’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리스의 저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행의 목표를 지혜획득, 행복획득, 시간획득의 세 가지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기쓰기 3종 세트’를 실천한다면 ‘여행일기’를 통해서 지혜획득의 기적을 경험하고, ‘감사일기’를 통해서 행복획득의 기적을 경험하며, ‘아이디어일기’를 통해서 시간획득의 기적을 경험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일기쓰기 3종 세트’는 삶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열정과 탐구와 창의성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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