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선순위 후보 양보"… 소수당에 러브콜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와 관련해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연내에 진출하도록 더욱 돕겠다"고 강조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와 관련해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연내에 진출하도록 더욱 돕겠다"고 강조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전당원 투표를 하루 앞둔 11일 민주당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이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권리당원 80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를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정당화하는 데 주력했다. 사실상 전당원 투표에서 찬성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전당원 투표를 앞두고 당 일각에서 반대론이 제기되는 등 찬반을 둘러싼 내홍이 커지자 당 지도부 차원에서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민주당 의석을 단 하나도 추가하지 않겠다"며 "앞 순위는 다 소수당에 배정하겠다. 선거법상 얻을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더 얻을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민주당 이름으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희생을 해야 한다"며 "내일 전당원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bsp;<br>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bsp;<br>

전날 민주당 소속 의원이 참여한 의원총회에서도 찬성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를 묻는 투표는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1시간 동안 진행된다. 대상은 21대 총선 경선에서 선거권을 가진 권리당원이다. 현직 의원 다수가 찬성 입장인데다가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열성 당원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찬성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를 기정사실화한 이상 향후 관건은 정의당 등 소수당의 참여 여부가 될 전망이다. 정의당 등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범진보 비례연합정당이란 의미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소수당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비례대표 선순위 후보 양보를 제안했다. 소수당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 가능성이 큰 선순위에 올리고, 자당 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해 소수당을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연내에 진출하도록 더욱 돕겠다"며 "우리의 목적은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탈법을 저지르는 미래통합당을 응징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선순위 후보 양보 카드가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공직선거법 처리 과정에서 "4+1 협의체'에 참여했던 소수야당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선거대책회의에서 "양당체제 극복을 위해 만든 연동형 비례제는 양당체제 부활을 위한 거대 정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와 관련해 "비례연합정당은 거대 양당제로의 회귀를 더욱 촉진할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와 관련해 "비례연합정당은 거대 양당제로의 회귀를 더욱 촉진할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은 친문 연합 정당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라며 비판하고 "만약 우리 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시켜야 할 우리 당의 목에 스스로 칼을 꽂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해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명분은 없고 실익도 의심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특히 그의 반대 주장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주장한 이 대표의 면전에서 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원칙에 따라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가는 것이 방법"이라며 "상황이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 않지만,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가 잘 안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반대론자들은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과 함께 중도층 표심이 흔들리게 돼 결국 수도권 선거에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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