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을 겨냥해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작심 비난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단 한명의 표심이라도 더 모아야 정권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며 "일부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민주주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특정인의 이름은 거명하진 않았지만, 통합당 경남 양산시을 경선에서 탈락한 뒤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홍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삼는 모습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라며 "젋은 정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황 대표가 홍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를 강력 비판하고 나선 것은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계속될 경우 우군 표의 분산효과로 인해 당의 총선 전략에 지대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그만 입 다물로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고 맞받아쳤다. 오히려 그는 황 대표를 겨냥해 "협량 정치, 쫄보 정치를 하면서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했던 그대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자신을 공천에서 탈락시켜 무소속 출마로 내몬 데 대한 책임이 오히려 통합당과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황 대표의 요청과는 상관없이 대구 수성을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오는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앞서 통합당의 곽대훈 의원도 13일 당의 공천 탈락 결정 후 무소속 출마 선언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밖에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된 정태옥 의원, 김석기 의원 등도 무소속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 무소속 출마자들의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이 직접 상임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혀 황교안 선대위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당초 김정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영입이 무산되자 본인이 직접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제가 직접 선대위에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면서 "앞으로 중앙당과 시도당은 선거 때까지 비상체제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천 과정에서 '사천' 논란, '문빠 공천' 논란 등으로 잡음에 휩싸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서는 "지역여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 그것을 더 높이 헤아려 달라. 이기는 공천의 길도 살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