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과는 비례의원 순번 논란… 내부서는 공천 불복에 '골머리'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 대표는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에 대해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단 한명의 표심이라도 더 모아야 정권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미래통합당이 4.15총선 공식선거운동기간 시작을 2주 앞둔 가운데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외부로는 비례대표 전담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고, 내부로는 주요 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러시로 난관을 만난 상태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의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마저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통합당과 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논란은 4.15총선에 대비하는 보수진영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비례대표 후보 순번 재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보수진영이 둘로 쪼개진 채 선거를 치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논란은 한국당에서 지난 16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공개한 결과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영입했던 인재가 대부분 당선권 밖에 배치되거나 명단에서 아예 빠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이 같은 결과에 크게 반발한 통합당은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하는 방안까지 거론하며 한국당에 순위 명단 조정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 (출처: 한선교 페이스북)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 (출처: 한선교 페이스북)

한국당 지도부 내에서도 공관위의 후보 순번 배치 결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전면적인 후보 순번 재조정의 경우 오히려 민주성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명 정도는 확실하게 '우리가 놓친 부분이구나'라고 인지하고 있다"고 말해 재심의 요구 시 1명 정도를 조정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통합당의 요구와 같이 대규모 순위 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

통합당에선 한국당이 자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응책으로 '제2의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당 지도부에 재심의 결정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한국당 한선교 대표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최고위에서 재심의를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공관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이 실제로 제2의 비례정당 창당에 나설 경우 보수 분열은 불가피하다. 총선 투표까지 남은 시간도 얼마 없어 창당 효과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양당이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게 남을 수 있어 선거 후 합당 시나리오 역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통합당으로서는 비례정당 창당으로 비례의석을 확보한 뒤 합당으로 제1당에 올라선다는 애초의 시나리오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당 일각에선 미래한국당이 총선 이후 통합당에 반드시 합당을 할 것이란 전제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기류도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먹튀' 가능성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한선교 대표를 한국당의 수장으로 내려보낸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달리는 형국이다. 

통합당이 처한 난맥상은 당 내부에도 있다. 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 ⓒ홍준표 인스타
홍준표 전 대표. ⓒ홍준표 인스타

경남 양산시을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TK 현역의원 중에선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이 지난 13일 제일 먼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북구갑에서 배제된 정태옥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다른 컷오프 탈락자인 백승주 의원(경북 구미갑)도 통합당의 공천 결과에 불복하며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김석기, 이주영, 김재경 의원 등 컷오프된 다른 현역의원들도 무소속 출마 등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이유는 본인의 개인 인지도를 토대로 선거에서 당선된 뒤 복당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도 지난 20대 총선 경선에서 탈락했으나 본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당선돼 복당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본선 과정에서 자기 진영의 표가 분산될 경우 상대 진영 후보에게 어부지리 당선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어 선거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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