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표 분산시 민주당 몫 비례대표 줄어들 가능성 커… 총선 이후에도 영향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회의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회의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열린민주당이 친조국,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명단에 올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고 있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야 할 친조국 성향의 표 중 일부가 열린민주당에게로 가면 더불어시민당에서 당선 가능한 자당 몫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전면에 내세운 열린민주당이 부각될 경우 중도층의 표심이 진보진영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은 2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조 전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황희국 전 검찰개혁추진단장 등이 포함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명단을 두고 사실상 친문, 친조국 성향의 표심을 정면으로 겨냥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타 범 여권 비례정당과 달리 친문, 친조국이라는 선명성을 강조해 핵심 지지층 공략에 나선 전략이라는 것이다. 

열린민주당의 이런 전략이 먹혀들 경우 더불어시민당과의 지지층 분산 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더불어시민당 내 더불어민주당 몫의 비례대표 후보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친조국, 친문 성향의 '시민을 위하여'를 플랫폼으로 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결정한 상태다. 

더불어시민당은 22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 중 소수정당과 시민사회계 몫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수정당 후보는 1~4번에 배치하고, 시민사회계 후보는 5~10번에 배치하기로 했다. 11번부터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배치된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 17석까지 확보한다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소수, 시민사회계 후보를 앞 순위에 배치하고 후순위인 11번부터 7명의 자당 후보를 배치해 국회로 입성시킨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당초 구상이었다.

그런데 열린민주당이 친여 성향 표 중 일부를 잠식해갈 경우 이 같은 시나리오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열린민주당이 가져가는 의석수에 비례해 더불어시민당 후순위에 배치된 더불어민주당 몫의 당선자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여론분석센터장은 이날 KBS1TV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군소정당들에서 추천받은 인물들이 앞부분에 있게 되면 민주당 지지들이 봤을 때는 '우리 사람'이라고 하는 인식이 좀 낮아질 수 있다"며 "좀더 확실한 열린민주당으로 비례정당 투표를 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더불어시민당 뒷번호에 있는 민주당 후보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비례대표 선거 결과는 총선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들수록 민주당 의석도 감소되기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은 친여 정당을 자처하고 있으나 총선 이후 여당과의 합당 가능성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범여권 비례정당 전체 의석수에 대한 영향은 크게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친조국 비례정당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인 여론이 범여권 전체로 향할 경우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조국 프레임'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정연국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2개의 위성정당을 내세워 ‘조국’을 소환하고, 이를 통해 국민은 외면한 채 오로지 내편만을 바라보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법 통과시키겠다고 누더기 선거법을 야합으로 밀어붙이고, 자신들의 표를 위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치도의도 내팽개친 덕분에,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비례위성정당을 두 개나 봐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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