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두산그룹 자구안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등 검토

ⓒ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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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두산중공업이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일시적 '언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해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구안에 따라 향후 생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1일 방문규 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5억 달러(약 6148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외화공모채에 대한 대출 전환을 결정했다. 

대출은 원화대출로 대출기간은 1년 이내(단기)이며, 대출금액은 5868억원이다. 이는 채권을 대신 갚아준 뒤 이를 대출형태로 전환해달라는 두산중공업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수은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외화공모채(5억달러) 만기상환을 위해 원화를 지급하고 외화(달러)를 받는 선물환(F/X) 계약을 국내 시중은행 등 6개 금융기관과 이미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의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예정이다.

수은의 결정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급한 불은 껐지만 경영 정상화까진 가시밭길이다. 

두산중공업의 2019년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은행권이 3조원 규모로 이중 수은이 1조4천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산업은행 7천800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의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1조1000억원이 2분기에 집중돼있다. 수출입은행이 지급 보증한 4월 만기 도래하는 5억달러(약6000억원) 규모 해외 공모 회사채로 이번 수은 결정에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5월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 조기상환청구 가능분 약 5천억원, 사모사채 931억원(5月 531억원, 6月 400억원)이 남아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추가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수은 관계자는 "추가로 필요한 자금 규모는 실사가 완료된 이후 확인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중은행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기존채권 회수 자제 및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지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도래할 차입금이 남아있고 우낙 규모가 크다 보니 시장에선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자구안이 어떻느냐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전문컨설팅 기관의 실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르면 다음달 초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수은과 산업은행은 공동으로 긴급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 바 있다. 조건으로 계열주, 대주주, 두산중공업의 고통분담과 책임이행 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주식 및 부동산 등을 담보로 취득했다. 

두산그룹 역시 급한불을 끄기 지난 13일 재무구조 개선과 계열사ㆍ사업부 매각 계획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었다. 

자구안과 관련 ‘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 진행 중’이다.

두산솔루스 매각 외에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두산중공업은 2월부터 명예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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