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역스럽다”, “구접스럽다”, “꼴불견”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담화를 발표하자 청와대가 “몰상식한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북측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김여정의 원색적 비난 담화까지 이어지자 청와대가 강공모드로 전환한 것이란 관측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발언을 두고 비난한 김여정에 대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러한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 제의를 “간청했다”고 표현하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불허했다고 밝힌 데 대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거듭 경고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16일)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강력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한 김여정의 비난 담화가 이어지자 청와대가 수위를 높이며 경고에 나선 것을 볼 때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대목으로 풀이된다.

북측의 강경 모드에 청와대가 수위를 조절하며 강공모드로 나선 것은 저자세로 끌려간다는 비판과 북측의 무례한 태도에 주권 국가로서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김여정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와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 보낸 영상메세지를 두고 “새삼 혐오감을 금할수 없다”며 “맹물먹고 속이 얹힌 소리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속이 메슥메슥해지는것을 느꼈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대북전달살포를 두고선 “반공화국삐라살포를 못 본체 방치해둔것은 누가 보기에도 남조선당국의 책임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하다”며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