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오까지 상임위 명단 제출하라" 최후통첩에도 무응답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프라임 / 임문식 기자] 2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후 2시 본회의 개최를 예고하면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정오까지 미래통합당에 대해 상임위원 배정 명단을 제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지만, 통합당의 응답은 없었다. 

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이날 본회의를 소집해 아직 선출되지 않은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박 의장은 아직 본회의 개회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의석 비율대로 상임위원장을 11 대(민주당), 7(통합당)의 비율로 나눠갖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통합당은 이날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본회의 개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일부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합당은 그간 관례적으로 야당 몫으로 배정돼 온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통합당 몫으로 돌려놓지 않고는 나머지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강행할 경우 87년 체제 이후 처음으로 여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 

민주당은 이미 전날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국회 인근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또한 전날 박 의장에게 26일 본회의를 열고 나머지 모든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날 아침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본회의 개의의 불가피함을 강조하며 통합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원구성 협상 중단을 선언한 미래통합당을 향해 "지금 미래통합당의 국회 정상화 거부는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 국정을 방해하는 행동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코로나 국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국정을 운영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아주 몰상식한 행태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협상 공전의 책임을 여당에 돌리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겨냥해서도 "중요한 7개 상임위원장을 양보했고 설득에 설득을 반복했다. ‘그동안 협상은 한 번도 없고 수모만 당했다’라는 표현을 라디오에 나와서 하는 것을 보면서 좀 철면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상임위 배정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상임위 명단제출 거부는 일하지 않겠다는 파업선언과 같다"며 "미래통합당의 국회 복귀선언이 결국 국정 발목잡기를 위한 국민을 속이는 위장전술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출근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본회의 개회 여부에 대해 "나중에 얘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상임위원장을 11 대 7로 배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를 보겠다"며 고심 중임을 드러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마지막 중재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 회동을 통해 본회의 개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당 간에 협상의 물꼬가 틀 기미가 현재까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본회의를 재차 연기하거나 그대로 본회의를 개의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본회의를 개의할 경우 여당의 요구대로 12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선출할지 일부만 선출할지 등이 초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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