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과 20대가 보는 '인국공' 논란
586과 20대가 보는 '인국공' 논란
  • 조장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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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스법률사무소 조장곤 대표
포에스법률사무소 조장곤 대표

필자는 최근 ‘세습 중산층 사회’란 제목의 내용으로 작은 독서모임을 가졌다. ‘오늘날 586 기득권 핵심의 견고한 울타리가 사회 역동성을 저해한다’는 요지다.

책을 선정한 청년 정치인이 책의 내용과 본인의 소신을 밝히던 중 인천공항 정규직 문제가 화두로 제기됐다.

젊은 친구 말의 요지는, ‘비정규직에의 진입은 여러 비공식적인 연줄이 작용하기에,  정규직화는 특히 그 직을 지원하는 분들과의 관계에서 오히려 불공정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모임의 다수가 586이었기에 불편해하는 분도 있었다. 젊은 세대가 의식 없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연연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에 대해 젊은 친구는 오늘날 젊은 이들은 옆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다는 말을 한다. 

필자는 다음 날 이에 관한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추진하는 정부여당은 공공기관의 정규직화 실현을 모토로 하고 있고, 이에 반대하는 입장은 위 젊은 친구의 말과 유사했다.

읽다보니 군생활이 생각났다. ‘짬밥이 안되면 내무실(지금은 생활관)에서 리모콘을 만지지 못하고, PX도 혼자 다니면 안된다’는 등의 비공식적 규율이 있다. 

결국 12명 가량이 생활하는 곳에 텔레비전이 1대밖에 없고 오늘날처럼 핸드폰 등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매점은 부대 내의 상당한 인원의 병사들이 이용하기에는 너무나 비좁기에 그와 같은 제한이 있었을 터다.  병사들의 생활 환경을 좀 더 쾌적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일 것이지만 일정한 제약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직업안정성이 좋고, 업무 자체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상급자와 감독기관 등을 제외하면 꿀릴 필요도 없고, 이제는 급여마저 상대적으로 좋아져버린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조직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이며 민간의 영역까지 침범해가며 조직과 인원을 늘려 자신의 지위와 특권을 확대하다가는 자칫 사회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공동체 전체가 망해버린다는건 구소련 등의 해체에서 보았던 바다.

그런데 군대와 인천공항에는 약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군대에서의 불공평은 분명하지만, 국방부 시계는 결국 간다는 말처럼, 누구나 짬밥을 먹게 되고 리모콘을 쥐고 슬리퍼를 끌며 매점을 이용하게 된다. 인천공항에서 사무직 정직원으로 들어가려면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를 얻어야 서류통과가 되는 반면, 정규직화가 논의되는 비정규직들은 비교도 되지 않는 노력으로 비정규직이 되었다가 이런 기회로 정규직이 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시선이 이 문제의 본질인 듯 하다.

결국 비정규직 채용이 공정했느냐, 정규직화에 나름의 분명한 기준이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누구나 좋은 자리를 가고 싶고, 자기 자식 자리 열어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할텐데, 채용의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이 업무의 성격에 부합하는 내용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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