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가동 준비중 사실상 매각 무산쪽으로 기우는 분위기

아시아나 항공사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 항공사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청을 거절한 것에 따른 것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계약 무산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HDC현산이 요청한 재실사를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같은 배경에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재실사 요청은 과도한 수준이고 기본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다만 인수를 전제로 인수 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거래가 무산된다면 책임은 인수 의지가 없는 HDC현산쪽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HDC현산이 요청한 재실사의 전제 조건으로 인수 전제를 분명히 해뒀다.

앞서 현산은 지난달 24일 30일 매도자 측인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했다.

산업은행이 문제 삼는 것은 인수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다. 최 부행장은 “그간 실무선에서 거래 종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음에도 응하지 않다가 거래종료일 당일에야 12주간의 재실사를, 그것도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분위기상 무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HDC현산이 인수 의지에 대한 진정성만 있다면 언제든지 재실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신뢰할 만한 방안 즉, 계약금 추가 납입, 일부 증자 이행 등의 조치가 뒤따라한다는 게 산은측의 입장이다.

만약 HDC현산이 인수 의지를 드러낸다 하더라도 재실사는 제한적 범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최 부행장은 “인수가 전제가 된다면 인수 후 영업환경분석 및 재무구조 개선 위한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제한된 범위 내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권단은 그간 표명해온대로 현산 측에서 인수 확정을 전제로 거래 종결에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자 할 땐 이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 시사프라임DB[

일단 산은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무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플랜B도 준비 중이다.

재실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오는 12일 계약 해지 통지가 가능하다.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계약 성립 기한은 오는 11일이다. 산은이 12일 실제 통지를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HDC현산의 최종 의사 확인을 듣고 해지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이 무산될 경우 양측은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최 부행장은 “계약금 반환 소송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계약 무산의 모든 법적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공문의 내용이나 보도자료를 통한 HDC현산의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었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HDC현산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본인들의 책임은 본인들이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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